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0일째인 15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새벽부터 연속적인 공격이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AFP통신은 이날 새벽 키이우 중심부에서 최소 3차례의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같이 전하면서 폭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현장 기자를 인용해 먼 곳에서 연기 기둥이 피어올랐다고 전했다. 현지시간으로 오전 7시까지 통행이 금지되는 야간 통행금지령 때문에 해당 위치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이날 새벽 5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각, 키이우 서부의 보르샤고브카 지역에서 최소 2번의 큰 폭발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현지 매체 우크라이나24는 벨라루스 방면에서 발사된 미사일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키이우를 비롯해 남부 오데사, 중부 우만, 중서부 흐멜니츠키 등지에서는 공습경보가 울렸다고 덧붙였다.
민간 지역에서도 공습 소식이 이어지며 사상자도 나왔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구조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키이우에서 민간인 주거 건물 최소 4곳이 공격받았다.
당국은 키이우 서부 스비아토신스키 지역에 있는 16층짜리 아파트가 폭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2명이 숨진 채로 발견됐고, 당시 건물에 있던 다른 46명은 구조됐다.
당국은 또 같은 지역에 있는 9층짜리 건물도 공격을 받았지만 피해는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6시 직전에는 키이우 도심의 동쪽에 위치한 오소코르키 지역에서 2층짜리 주택 한 채가 공격을 받았다.
이후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진압됐고 인명피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현지 당국은 전했다.
이 공격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심 북부의 포딜에 있는 10층짜리 아파트도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아파트 1층에서 5층까지 불이 났고,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드니프로에서는 민간 공항이 두 차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날 드니프로가 주도인 드니프로페트롭스크주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밤중에 드니프로의 주요 민간 공항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드니프로 공항의 활주로가 파괴되고 터미널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며, 복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 지역에는 전국적인 공습 경보가 발동됐다. 로이터는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경보가 내려졌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차 평화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째 접어든 상황에서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포위하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키이우 외곽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 간의 격렬한 시가전이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키이우 주민 3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도시를 떠났다.
도시의 방어선이 속속 무너지고 있어 머지않아 러시아군 탱크와 병력이 키이우 시내로 밀고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격화하면서 35시간에 걸친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군당국의 결정에 따라 (현지시간으로) 오는 15일 오후 8시부터 키이우에서 통행금지령이 시행된다"며 "17일 오전 7시까지 효력이 유지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특별 통행증 없이 도시를 돌아다니는 것은 금지되며 대피소로 이동하는 것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