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선에서 유력 후보 간 박빙 대결 속에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향했다고 9일 주요 외신이 실시간 타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대선 승자는 정점으로 치닫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주택 가격 급등, 불평등, 북한 위협 등 산적한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부패를 뿌리 뽑고 국민 분열과 정치 양극화를 치유하며, 북한 핵에 관한 협상을 이끌 지도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언론은 후보 14명이 출마한 이번 대선에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와 제1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막판까지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번 선거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유력 후보 사이에 정책보다 부패 의혹이나 가족 문제 등을 둘러싼 상호 비방이 화제가 되면서 진보와 보수는 물론 남녀와 세대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됐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력 후보 2명의 선거운동이 부패와 가족 문제 등으로 얼룩지면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비호감 선거`라고 부른다며 이들이 깊은 환멸감을 느끼며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도 `주술사, 히틀러 그리고 상호 증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징어 게임에 비유되는 이번 선거에서 대선 주자들이 부정행위에 대해 방어하며 서로 모욕을 주고받았다"면서 "한국인들이 악의에 찬 선거에서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현재 오징어 게임과 같은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를 여기에서 끌어내는 것이 새 대통령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노동운동가이자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에서 시장과 도지사로 좋은 성과를 내 명성을 얻은 인물로, 한국에는 위기에 강한 노동자 출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삼성그룹 총수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 2명을 비리 혐의로 구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검사 출신으로 지난해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 문재인 대통령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으로 정치적 위상을 높였다고 전했다.
해외언론은 두 후보는 누가 승리하든 5월 취임 후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두 후보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매우 다른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이재명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을 주선하며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 구축을 추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북한을 `주적`이라고 부르고 `선제 타격`을 언급하는 등 훨씬 대립적인 입장을 선호한다며 이는 고령 보수층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AP 통신은 두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 상대방에 대한 정치적 동기의 수사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많은 사람이 패배한 후보는 연루된 스캔들과 관련한 범죄 수사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AP는 또 두 후보 모두 북한과 핵무기 위협을 완화할 뚜렷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유권자들도 이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제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서울 도심 주택 가격이 문재인 정부 하에서 배로 상승했다며 한 유권자의 말을 인용해 "급등하는 주택가격을 잡는 것이 다음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