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에 서울 삼성역의 한 광고판에 욱일기를 연상하는 광고가 내걸렸다 삭제된 사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측의 욱일기 사용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2일 지적했다.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일본인 미야와키 사쿠라의 생일을 축하하며 중국 팬들이 1일 지하철 삼성역 광고판에 광고를 올렸는데, 여기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배경이 포함됐다. 미야와키의 사진과 오는 19일 생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 뒤로 욱일기 문양의 이미지가 보였다.
누리꾼들은 `해당 패턴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 `삼일절에 욱일기 광고를 왜 하느냐`고 비판을 쏟아냈고, 서울교통공사는 부랴부랴 광고를 내렸다. 광고는 이달 31일까지 게시될 예정이었다.
이에 서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서 "광고는 중국 팬들이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욱일기가 전범기임을 몰랐던 `역사적 무지함`에서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우리도 똑같이 잘못했다. 삼성역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심의 과정에서 꼭 걸러 냈어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며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 일본 측에 욱일기 사용에 대한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작년 도쿄 올림픽 때 욱일기를 사용했던 사례에 관해 설명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욱일기가 일본 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고 정치적 선전이 아니라며 반입 금지 물품에서 제외했다.
당시 사이클 도로경기에서 욱일기 응원이 등장했다. 특히 선수촌 내 한국 선수단 거주층 앞에서 극우 단체가 욱일기를 들고 시위를 해도 일본은 어떤 제재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일본의 욱일기 왜곡에 맞서 우리가 먼저 역사적 진실을 잘 파악하고, 나아가 전 세계에 `욱일기=전범기`임을 꾸준히 알려 나가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