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두 나라 선수들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와 데니스 몰차노프(우크라이나)는 21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ATP 투어 오픈 13 프로방스(총상금 54만5천200 유로) 복식 결승에서 벤 매클라클런(일본)-레이븐 클라센(남아공) 조를 2-1(4-6 7-5 10-7)로 물리쳤다.
루블료프와 몰차노프의 ATP 투어 대회 복식 우승은 최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곳에 병력 투입을 명령하기 직전에 나온 결과다.
루블료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것은 모른다"면서도 "스포츠는 같은 팀이나 선수를 응원하면서 사람들을 하나로 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런 부분이 중요한 것 같고,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빈다"(Peace to all)라고 덧붙였다.
1987년생 몰차노프가 1997년생 루블료프보다 10살이 더 많다.
루블료프는 "내가 15살 때 퓨처스 대회에서 처음 데니스를 만났다"며 "우리 모두 러시아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친해졌고, 데니스가 내게 저녁도 사주면서 잘 챙겨줬다"고 말했다.
몰차노프는 "그때는 내가 안드레이를 도와줬지만, 지금은 안드레이 덕분에 내가 생애 처음으로 ATP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고 기뻐했다.
현재 루블료프는 단식 세계 랭킹 7위에 올라있는 톱 랭커로 성장했고, 몰차노프는 복식 세계 랭킹 77위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