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으로 미국에서 일회용 컵 구하기가 한창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커피·외식업 체인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일회용 컵의 품귀 현상이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예컨대 어느 날 아침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사는 첼시 낼리(29)는 단골 스타벅스 매장에 자신이 즐겨 쓰던 24온스(약 710㎖)짜리 컵이 동이 나 두 개 블록 떨어진 매장을 찾아야 했다. 그는 현재 30온스(887㎖)짜리 컵을 사용 중이다.
스타벅스는 이달 투자자들에게 올해 공급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프레첼 체인점 웻즐스 프렛즐은 가맹점주들이 합심해 납품업체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등에서 컵을 구하고 있다. 이들은 어디서 대규모로 컵을 확보했을 경우 단체 알림도 보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텀블러와 같은 재사용가능 컵을 판매하면서 음료 가격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일회용 컵 부족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는 외식업자들이 일회용 컵 등 물품을 서로 빌려줬다가 나중에 갚는 일종의 `품앗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는 공급망 혼란에 중국 등지로부터 들어오는 일회용 컵이 항구에 발이 묶인 데다가 미국 제지업계는 일손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고, 플라스틱 컵 제조와 종이컵 코팅에 쓰이는 합성수지의 생산이 작년 텍사스주 한파로 중단됐다가 아직 다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미국 연방 자료에 따르면 노동력과 원자재 부족 등으로 미국에서 플라스틱 포장 제품의 가격이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웻즐스 프렛즐의 제니퍼 슐러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검진 키트를 구하려고 얼마나 창조성을 발휘했는지 생각해봐라. 현재가 그런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반도체 부족 사태는 차츰 진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 등을 조립·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10일 회사 행사에서 1분기에 부품 부족 사태가 크게 개선될 것 같다며 전반적인 공급 제한은 하반기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반도체 칩 부족에 자동차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에 걸쳐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경쟁사들은 반도체 공급이 올해 내내 빠듯할 것임을 시사했고,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최근에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영향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렸다.
한편 폭스콘은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추진 중인 전기차 사업이 올 3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콘은 올해 전기차 모델 2종을 선보일 것이며 올해 자동차 매출은 7억2천만달러(약 8천61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