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88년 창립한 아시아나항공이 기나긴 표류 끝에 대한항공으로 최종 인수됩니다.
공정걸위원회가 산업은행이 주도한 항공산업 재편안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박승완 기자가 심사 배경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오늘(9일) 전원회의를 열고 대한항공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안건을 최종 심의했습니다.
사실상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내용은 조만간 공식 발표를 통해 밝힐 예정입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9년 7월 금호산업이 매각 공고를 낸 지 2년 반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습니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붕괴 직전에 놓인 항공업 전체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객 대신 화물을 나르고, 최저가 출혈경쟁까지 벌이는 상황을 감안했다는 겁니다.
국가별로 한 개씩의 대표 항공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합병이 최종 승인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습니다.
적자 늪에 빠진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저비용항공사) 자회사들의 부채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직원들과 항공기를 서둘러 재배치해 합병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합병이 주주 설득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급작스레 진행된 점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관휘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인수합병을 하면 PMI(인수후통합전략)를 이렇게 해서 시너지를 내고, 현금을 더 많이 벌어들이고. 이러면 주주들한테도 도움이 됩니다`라고 설득을 한 다음에 딜(거래)을 해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발표가 된단 말이죠,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발표 먼저 하고 그다음에 시너지 거리를 찾는 거죠.]
아울러 이번 합병으로 인해 장거리 항공 노선에 대한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항공사 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요금이 인상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입니다.
나아가 양대 항공사 간 통합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만큼 주주와 소비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도 분명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