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공모액과 최대 청약 증거금으로 국내 기업공개(IPO) 새 역사를 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하면서도 국내 증시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이튿날인 28일 공모가(30만원)를 50% 웃도는 4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05조원대로 SK하이닉스를 누르고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2위에 올랐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2,094조원)의 5% 규모로, 큰 몸집만큼이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도 컸다.
코스피는 지난 27일 3.50% 급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발 수급 왜곡이 그 원인이란 게 증권가 분석이다.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 다음 날 코스피에 편입되는 만큼 당일 LG에너지솔루션의 급락은 코스피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코스피 등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수요로 LG에너지솔루션을 담아야 했던 기관들이 다른 대형 종목들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당일 기관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은 1조6천68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나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순매수 금액 3조 169억원이 포함된 규모다.
즉, 이날 기관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여타 코스피 종목을 1조 3,488억원어치 순매도한 셈이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7,5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이 중 85%인 1조 4,988억원이 LG에너지솔루션 순매도 금액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당일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2천588억원에 그쳤던 것이다.
또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20조5천억원 중 LG에너지솔루션 거래대금이 40%가량인 8조2천억원을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 수급 쏠림은 상장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28일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 6천249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3천870억원이, 기관 전체 순매수 금액 4천664억원의 30%가량인 1천454억원이 LG에너지솔루션의 몫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200,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등 주요 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어 이후로도 시장 변동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패시브 펀드 유입 자금이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