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메타버스 관련 상표 등록 신청이 쇄도하고 있으나, 당국이 퇴짜를 놓기 시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기업정보 포털 톈옌차에 따르면 최근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포함된 여러 상표 등록 신청이 중국 국가지식산권국에서 거부됐다.
이들 중에는 게임 업체 넷이즈, 동영상 업체 아이치이, 소셜미디어 플랫폼 샤오훙수의 신청도 포함됐다.
넷이즈는 지난달 현재 26건의 메타버스 관련 상표 등록을 신청했으며, 이중 `넷이즈 메타버스` 등 몇 건이 이달 초 퇴짜를 맞았다.
샤오훙수는 지난해 9월 `샤오훙수 메타버스`에 대한 등록을 신청했으나 이달 초 거부당했다.
국가지식산권국 한 관계자는 "당국이 상표 점거와 대중의 오해를 방지하면서 메타버스와 관련해 쇄도하는 신청에 대응하려는 신중한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청이 거부된 건에 대한 재심 과정은 6∼8개월 걸린다"고 전했다.
톈옌차에 따르면 24일 현재 약 153건의 신청이 재심 대기 중이다.
중국 과창반일보는 23일 중국 정보기술(IT)업계에서 약 1천510개 기업이 최근 메타버스 관련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4개월 전만 해도 130개였는데 급증한 것이다.
기업정보 사이트 치차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텐센트는 메타버스 관련 상표를 99건 신청했고, 알리바바는 31건, 바이트댄스는 6건 각각 신청했다.
또 샤오펑과 웨이라이를 포함해 전기차 회사들도 메타버스 관련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지식재산권 조사기관 팻스냅의 챈 자오제는 중국 당국이 메타버스의 잠재적인 경제적 효과와 메타버스를 둘러싼 과장된 선전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기업들에 진짜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메타버스의 장으로 진입하라고 독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메타버스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같은 많은 핵심 첨단기술을 아우른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메타버스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이지만 기술적 특징과 개발 패턴을 볼 때 사이버안보 위협부터 기술 패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잠재적인 국가안보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