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자꾸 신경 쓰인다. 배우 전혜원이 ‘진짜 관찰자’가 되어서 시청자 마음을 간지럽혔다.
전혜원은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최웅(최우식 분)과 국연수(김다미)의 역주행 다큐를 촬영하고 있는 조연출 ‘정채란’으로 등장해 당차고 믿음직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인물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악하는 정채란의 시선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8회 방송에서는 최웅과 국연수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산속 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난 이야기가 그려졌다. 정채란은 평소와 같이 국연수와 최웅의 이야기를 담는데 집중하지만 김지웅(김성철)까지 한 자리에 모이면서 새로운 그림들이 정채란의 눈에 담겼다.
정채란의 시선이 김지웅을 향했다. 김지웅이 국연수와 단 둘이 얘기를 나누는 순간부터, 모두가 모여있는 자리에서 최웅의 행동을 신경 쓰는 국연수에게 김지웅의 시선이 머문 순간을 포착했고, 정채란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극 중 정채란은 국연수와 최웅이 연인 사이었던 것을 촬영본만으로 파악했을 만큼 눈치가 빨랐기 때문에 그녀의 의미심장한 표정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정채란은 노련한 PD면모로 최웅의 속마음과 새로운 모습들을 끌어내 높은 텐션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최웅을 팔로잉 하게 된 정채란은 자유시간 동안 묵묵히 그림만 그리는 최웅을 촬영하고, 그렇게 묵묵히 카메라 뒤에 서 있는 정채란에게 “재미없죠? 저 원래 이렇게 재미 없게 이어요.”라며 말을 건넸다. “안다. 10년 전 촬영본 다 봤다. 그래서 기대 없었다.”라며 유쾌한 팩폭으로 최웅과 티키타카를 이어간 정채란. “촬영본에서 최웅씨가 국연수씨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도 보이던데요.”, “여기까지요. 더 개입하면 안 돼요. 이 자리가 그렇거든요.”라며 솔직하면서도 섬세한 멘트로 최웅과 적절한 밀당 대화를 나누며 맛깔스러운 케미를 발산했다.
이렇듯 전혜원은 카메라 뒤에서 사람들을 지켜보지만 이들의 심리를 캐치해 내는 ‘전지적 관찰자 시점’의 정채란을 매력적으로 선보여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담담하고 시크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정채란의 시선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회를 거듭할수록 탁월한 캐릭터 몰입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전혜원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SBS `그 해 우리는’는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