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으로 `성탄절 효과`가 채 가시기도 전에 2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나란히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유럽 일부 국가는 무서운 기세로 재확산하는 코로나19의 고삐를 잡기 위해 강력한 방역조처를 내놓고 있으나 다른 국가는 봉쇄나 개학연기 등에 관해 명확하게 선을 긋는 등 엇갈리는 행보를 보인다.
프랑스 보건부는 28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사이 17만9천807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성탄절인 지난 25일 10만4천611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사상 최다를 기록한 지 사흘 만에 무려 7만5천명가량 격차로 종전 기록을 뛰어넘었다.
프랑스 정부는 연말을 맞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전날 다시 방역 나사를 조였으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강력한 봉쇄 조처와는 거리를 두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전날 내년 1월 3일부터 대형 행사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재택근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식당, 카페, 술집에서는 자리에 앉은 채로만 음식을 먹고 마실 수 있고, 대중교통, 극장, 영화관, 스포츠센터 등에서도 음식 섭취가 불가능해진다.
아울러 부스터 샷 접종 간격을 기존 4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고, 가능한 모든 기업에 주 3회 이상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대신 야간 통행을 금지하거나, 개학을 연기하는 등 강력한 규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지난 24시간 사이 12만9천471명이 새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12만2천186명이 코로나19에 걸려 사상 최다 기록을 세운 지 나흘만의 경신이다.
일일 사망자는 18명이고, 코로나19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이달 20일 기준 1천171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하루 사이 21만5천703명이 백신 부스터샷과 3차 접종을 마쳤다. 12세 이상 인구 기준 백신 접종률 1차가 89.9, 2차가 82.2 부스터샷과 3차는 56.9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에도 새해 전에는 잉글랜드에 추가 규제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만8천313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성탄절인 25일의 종전 최고 기록(5만4천761명)을 2만 명 넘게 초과한 것이다. 검사 건수(103만4천677건) 대비 확진자 수 비율을 나타내는 확진율은 7.6였다.
신규 사망자 수도 202명으로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200명 선을 넘었다.
작년 2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누적 확진자 수는 575만6천412명, 총사망자 수는 13만6천95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날 기준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는 1만1천234명, 중증 환자는 1천145명이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만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많지 않은 다른 유럽 국가들도 잔뜩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28일 백신 미접종 외국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스웨덴은 자국에 거주하지 않는 여행자가 입국할 경우 코로나19 음성 진단 결과를 제시하도록 했다.
독일에서는 이미 여러 방역 규제가 재도입된 가운데 이날부터 사적 모임 가능 인원 제한을 강화한 추가 조치가 시행에 들어갔다.
네덜란드 보건 당국은 이날 자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됐다고 밝히고 입원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반발한 시위도 계속되고 있다.
독일 전역에서는 27일 정부의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수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게 폭죽이나 병을 던지기도 했으며 최소 12명의 경찰이 부상했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 26일부터 영화관, 극장, 공연장 등 다수 문화 시설 폐쇄 조치가 시행된 벨기에에서는 지난 주말 문화 부문 종사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열린 데 이어 브뤼셀의 극장 등 일부 시설은 항의의 표시로 정부의 조치를 따르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AP 통신 등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