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20일 오전 9시 30분입니다. 오늘은 뉴욕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두 가지 요인을 먼저 설명드려야겠습니다. 둘 다 시장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난 주말 조 맨친 민주당 상원 의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1조7천500억 달러 규모 사회복지 지출 법안 반대를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에서 정확히 50 대 50으로 의견이 갈린 상황에서 민주당 내에서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이 법안이 통과될 수가 없기 때문에, 조 맨친 의원의 이같은 발표는 결국 미국 정부가 1.75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지출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와도 같습니다. 백악관이 깜짝 놀라서 이례적으로 장문의 성명을 내고 이 의원을 비판하는 한편 설득에 나서겠다고는 했는데요.
1.75조 달러 규모의 이 법안, 현지에서는 `Build Back Better`라고 해서 BBB라고 부르는데 대규모 지출이 따르는 이 법안이 무산되면 미국 GDP 성장률도 흔들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장 골드만삭스에서는 법안이 무산될 경우를 가정해 앞으로 3분기 간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하향 조정한 미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는 내년 1분기 2%, 2분기 3%, 3분기 2.75%입니다.
최근 하락장과 함께 떨어지고 있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1.4% 아래로 내려갔고, 유가도 4%대 급락 중인 부분도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시장에서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최신 데이터 기준 일평균 확진자는 이틀 연속 1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오늘 개장 전 뉴욕증시 3대지수 선물이 1% 이상 빠진 것에 대해서도 오미크론이 세계에 미칠 공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당장 내년 초에 열리기로 했던 스위스 다보스 포럼이 미뤄지는 등 새로운 코로나 변이가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요. 미국 사람들의 걱정도 점점 커지는 모습입니다. 제 뒤로 보시면 화면 오른쪽부터 왼쪽 끝까지 길게 사람들이 줄이어 서 있는데 모두 코로나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입니다. 줄은 건물 블록 너머로 이어져 있고요. 제가 현장을 나온 이후 대기열이 가장 깁니다.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도 코로나와 관련해 투자심리가 움직였습니다. S&P 500지수 내 거래량이 활발한 상위 종목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모더나입니다. 프리장에서 8% 이상 상승했고요.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 티커종목명 NVAX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유럽 보건당국의 판매 승인 권고를 받은 후 주가가 프리장에서 10% 가까이 오르고 있습니다.
반대로 오늘은 여행 항공주에는 타격이 있을 장세입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개장 전 거래에서 2%대, 크루즈 관련 대표 기업인 노르웨이안 크루즈 라인은 4%대 하락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