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우리의 가장 큰 위협은 오미크론이 아니라 델타 변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그룹 매클래치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파우치는 "오미크론은 델타보다는 덜 심각한 변이"라며 "델타야말로 올겨울 미국인이 직면한 진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6천만명의 미국인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라고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사람들은 올겨울 오미크론 전파 가능성을 계속 얘기하고 있지만 하루에 10만건이 넘는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라며 "입원자는 5만명이 넘고 하루에 1천400명이 죽어 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진짜 문제인 델타 변이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미 78만명의 미국인이 사망했고 전 세계적으론 500만명이나 그 두 배인 1천만명의 사망자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설명이 안 되는 이유로, 정치적 신념 때문일 수 있겠지만, 6천만명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라며 "이는 매우 불안한 요소"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은 많은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어 다른 변이에 비해 훨씬 전파력이 높고 백신이나 항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파우치는 이에 대해 "남아공에서 나온 오미크론과 관련한 데이터는 아직 본격적인 분석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언급하고 "하지만 오미크론이 전파력에서 강점이 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최근 연구에서 백신의 부스터샷(추가접종)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것은 매우 좋은 뉴스"라고 반겼다.
파우치는 "남아공의 연구에서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증세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발병 대비 입원 비율이 이전보다 훨씬 적고 입원 기간도 훨씬 짧다"라고 말했다.
바이러스에서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은 변이가 나온다는 것은 팬데믹의 종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파우치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오미크론이 정말 전염성이 높다면 단순히 감염되는 사람의 숫자만으로도 증세가 덜 심각하다는 긍정적인 점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이 지금 남아공에서 우세종이 됐지만 미국에서도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베타 변이도 남아공에서 크게 유행했지만 미국에선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오미크론이 감기 바이러스에서 일부 유전자를 가져온 혼종일 수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그런 것을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 그것은 순전히 추측일 뿐"이라며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미 오미크론이 미국에 상륙한 만큼 국내 여행 시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것은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전하게 비행하고 싶다면 마스크를 쓰고 비행기 안에서 규정을 지키면 된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