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현직 사무관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이직을 위해 사직서를 냈다.
그동안 금융위 소속 공무원이 대기업 등으로 이직한 사례는 있었지만, 가상자산 업계로 옮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금융위에서 사무관급 공무원이 기업으로 이직한 경우는 그동안 매우 드물었다.
해당 사무관 외에도 가상자산업계 `러브콜`을 받고 이직을 고민 중인 공무원이 최근 더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5급 사무관들은 이른바 `고위 공무원`으로 분류되지 않아 취업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해 관계만 상충되지 않는다면 비교적 이직이 쉽다.
이번에 빗썸으로 이직한 사무관도 내년 서기관 승진 예정이었지만, 대신 이직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러브콜에 흔들리는 `5급` 이하 공무원
금융위 소속 공무원들이 가상자산업계 스카웃에 흔들리는 가장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이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이른바 `억대 연봉`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공무원 연금 개혁 이후 입사한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비가 적용된다.
때문에 선배만큼의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점도 그들에게 고민거리다.
여기에 인사적체, `MZ세대`들이 적응하기 힘든 보수적인 조직 문화도 이직을 고민하게 되는 요소이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무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옛날 이야기"라고 말했다.
● 가상자산업계, 제도권 편입 앞두고 규제 대응금융당국은 지난 9월 특정금융법 개정안 시행 이후 가상자산 업계를 전반적으로 관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적 자문, 규제 움직임 파악 등을 위해 금융당국 출신 인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셈이다.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난달 거래량이 390조 원에 달할 정도로 고급 인력 스카웃을 위한 `실탄`도 두둑하다.
앞서 금융감독원 핀테크 현장자문단 소속 부국장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로, 자본시장 국장 출신 인사는 코인 발행사인 피카프로젝트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내년(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 모두 가상자산 관련 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금융당국 출신 인사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