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이야기 나눌 기업은 어디인가요?
<기자>
오늘은 두 개인데요. 티커명이 `MRK`, `PFE` 입니다. 바로 코로나 치료제를 만드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화이자인데요.
특히 오늘은 이 두 회사가 개발한 알약 형식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오미크론 등 변이가 계속되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얼마나 더 장기화될지 우려가 큽니다.
신종플루를 잡았던 `타미플루`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도 먹는 알약 치료제 신약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죠?
<기자>
네. 알약 치료제가 이른바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는 간편하고,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복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치료 효과가 증상 초기에 복용해야 크거든요. 경증 환자들이 집에서 직접 치료제를 복용하면 되다보니, 최대 난제로 떠오른 중환자 병상 부족 문제도 해소할 수 있죠.
가장 먼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은 다국적 제약사, 머크인데요. 머크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라게브리오)`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오는 30일 미 FDA 자문위원회가 회의와 투표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만약 허용된다면 알약 형태로 승인된 최초의 코로나 치료제가 되게 되며, 연내 미국에서 출시될 전망입니다. 앞서 이 약은 이달 초 4일 영국 정부로 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고, 이르면 12월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심사 중이고요.
그런데 미 FDA의 승인을 앞두고 지난 주말 새로운 뉴스가 나왔습니다. 당초 머크는 중간 임상 결과 몰누피라비르 투여시 입원과 사망 확률이 50% 감소했다고 발표했었는데, 최종 결과 30%로 하향됐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30%라면 치료제로서 효능이 있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효능이 줄었다는 데 헤드라인 포커스가 대부분 맞춰졌는데, 그래도 "30% 효능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늬앙스가 있었거든요. 또 하나 중요한 "안전성과 관련해 중요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도 밝혔죠.
30일에 열리는 자문위원회 개최는 변함이 없습니다. 회의 결과를 앞서서 전망하기는 어려운데요. 약을 복용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잠재적인 위험성보다 크다는 결론이 난다면 제한적 대상(고위험군)으로 연내 사용 승인이 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됩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사용이 승인 받으면 내년 최소 50억달러에서 70억달러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이 전망은 이번 효능이 30%로 떨어졌다는 발표가 나오기 전에 나온 리포트입니다.
<앵커>
화이자의 치료제는 효능이 어떻습니까?
<기자>
머크보다 놓습니다. 최고 89%에 달하는데요. 먼저 머크의 신약과 화이자의 신약은 서로를 대조군으로 임상을 진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능을 직접적으로 수치만 가지고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각자 자사의 위약, 가짜약을 쓴 것에 비교하는 형식입니다.
화이자의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자체 임상에서 발병 후 3일 내에 치료받은 환자는 입원과 사망확률이 8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머크의 치료제, 라게브리오의 기준과 같이 발병 후 5일 이내 복용으로 해도 85%의 효능을 냈습니다. 다만 단독 복용하는 라게브리오와는 달리 HIV 치료제(에이즈 치료제) 리토나비르를 같이 복용해야 합니다. 팍스로비드의 경우 두가지 약물로 된 복합제이다 보니 이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있는데요. 하지만 에이즈치료제의 경우 평생에 걸쳐서 먹는 반면, 코로나 치료를 위해서는 5일, 10번으로 짧게 복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큰 우려가 없다고 말하는데요.
대규모 투약이 시작되면 머크든 화이자든 부작용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직 철저하게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죠. 백신 접종에서 보았던 것처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화이자 역시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이구요. 올해 안에 이 또한 결정이 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화이자 신약의 경우 초기 공급이 수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머크는 연말가지 1천만회분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화이자의 경우 18만회분 정도 생산 가능하다고 합니다. 대량 생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복용 방식은 비슷합니까?
<기자>
네, 비슷합니다. 라게브리오는 한 번에 4알씩, 팍스로비드는 3알씩, 하루에 두 번, 총 5일간 10번 복용하는 형식입니다.
가격도 비슷한 수준, 700달러, 우리 돈으로 80만원 정도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직접적 비교는 어렵다지만, 30%와 85%는 차이가 크네요. 물론 화이자도 최종 결과를 봐야겠습니다만,
추후 판매 실적에도 영향이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시장에서도 일단 화이자의 선전을 점쳤는데요. 의료 투자전문회사 SVB리링크의 자료를 보면 화이자의 치료제 매출이 내년 240억달러, 2023년에는 3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내년 백신 매출 역시 당초 23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상향됐구요. 백신판매 호조에 이번 먹는 코로나 약까지 성공하면 화이자가 내년 매출 1000억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화이자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서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잇따는 점에 근거해 이같은 전망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 투자전문회사 번스타인은 머크가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 시장 점유율 중 50%를 가져가고, 나머지 50%를 화이자와 로슈가 나눠가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만큼 먼저 승인을 받으면 우세한 위치를 선점할 것이라 본 것인데요. 대량 생산이 시작되는 시기도 그렇고요. 무엇보다 머크와 화이자의 치료제가 시장을 먼저 선점할 경우 한국을 비롯한 다른 제약사들의 치료제 승인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이미 승인된 머크/화이자의 신약보다 효능, 안전성, 편의성, 가격 등에서 뛰어나거나 적어도 동등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진입장벽이 생기는 셈이죠.
<앵커>
한국에도 머크나 화이자 치료제가 들어오나요?
<기자>
네. 일단 40만4천명분을 선구매 계약했다고 했는데요. 이 중 7만명분이 화이자, 20만명분이 머크사의 제품입니다. 나머지 13만4천명 분에 대해서는 아직 계약이 진행 중입니다.
정확한 도입 시기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다른 나라들의 속도에 맞추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입니다.
<앵커>
오미크론에도 이번 치료제들이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주사 방식의 항체치료제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변이가 나타날 때마다 그 효능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반면 머크나 화이자의 신약은 변이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항바이러스제 입니다.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해 우리 몸에서 활동하는 걸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미크론이든 다른 변이든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효능은 추가 검증, 임상을 거쳐야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머크와 화이자에 대한 월가 평가 짚어주시죠.
<기자>
먼저 머크 최근 주가를 보면 10월 중순부터 큰 오름세를 타다가 이달 들어서는 좀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효능이 30%에 불과하다는 결과에 지난 금요일 장 또 하락했고요. 30일날 나오는 FDA 승인 여부가 결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에서는 최대 110달러, 평균 96달러 목표가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재가 대비 37.5% 상승 가능성을 본 셈이구요.
화이자는 10월 중순부터 꾸준한 우상향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다만 머크에 비해서 최근에 나온 보고서가 없는 편인데요. 11월 BMO캐피탈마켓이 60달러 목표가를 제시, 현재가 대비 20%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보았습니다.
<앵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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