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넉 달(`22년 3월9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내일 국민의 힘을 마지막으로 주요 정당 대선후보자도 확정이 되는데,
특히 우리 경제 분야에서 차기 정부가 짊어져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 참 많습니다.
이번 선거에 임하실 때 유권자분들이 주목해 볼만한 경제현안들을 정리해드립니다.
산업부 신용훈 기자, 그리고 한창율 세종주재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신 기자, 문재인 정부가 이례적으로 정권 말에도 긍정평가가 높게 유지되고는 있는데, 유독 취약한 게 경제분야 아닙니까? 경제분야에 대한 국민들 평가는 어떤가요?
<신용훈>
문정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득표율 41.09%로 당시 2위인 홍준표 후보와의 격차가 2배에 달했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당선이 된 정부인데 경제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는데요.
특히나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한 부동산 정책이나, 집권 초기 상황판까지 설치하며 챙겼던 일자리 분야에 있어서도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수준의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앵커>
한 기자, 최근에 실제 이런 상황을 뒷받침해주는 조사 결과가 있다면서요?
<한창율>
네. 지난달 한국갤럽이 대통령 직무 수행평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이번 정부의 주요 분야별 정책 평가에 대해 물어봤더니, 경제 연관이 있는 분야인 고용노동과 경제, 부동산 정책 분야의 부정의견이 50%넘었습니다.
이들 세 분야의 경우는 계속해서 부정의견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차기 정부에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CG-2) 부정의견 추이
<앵커>
이 세가지 분야에서 유독 부정평가가 두드러졌다는 건데, 하나씩 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고용노동 분야는 문 정부가 공을 많이 들였던 분야 아닙니까? 최저시급도 올리고, 정규직 전환도 노력을 하고 했잖아요.
<한창률>
문재인 정부 초반 일자리 정부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일자리위원회도 만들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노력을 많이 했는데, 코로나 상황도 있었고 정책적인 효과도 크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실망을 한 것 같습니다.
제도는 한 층 성숙됐지만 현실이 뒷받침 되지 못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저 시급 인상된 부분 보면…대부분 최저 임금 적용받는 일자리가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업체의 일자리인데, 이들 소상공인들은 시급 인상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2019년 말부터는 코로나로 매출까지 떨어지면서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게 됐다 상황이 발생한겁니다.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데,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규정직 비중이 38.4%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고용의 질이 나빠졌습니다.(통계청, 2021년 경제활동인구 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올해 8월 기준 전체 임금노동자 2099만2천명 가운데 정규직 1292만7천명, 비정규직 806만6천명.
이에 대해 국민들의 평가가 나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여기에 대해서 여야 후보들 생각은 좀 어떻습니까?
<한창률>
이런 상황을 반영해 여야 후보들 모두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냅니다. 다만 방법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자는 거고, 야당은 경직된 노동시장을 풀어 일자리를 늘려보자는 겁니다.
좀 급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주4일 근무제, 경제회복시까지 주 52시간제 잠정 중단 등 후보들 지지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설익은 정책들만 지금은 내 놓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일자리 문제를 우리 시민과 전문가들은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고 있는지 저희 취재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임원식 리포트] `굿잡 2.0`을 위한 파괴적 제언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제 도입, 공공일자리 확대와 정규직 전환까지.
지난 4년, 문재인 정부에서 나온 일자리 정책들입니다.
청년과 어르신, 비정규직 등 이른바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지만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노동계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일자리 숫자에 대한 집착과 조급함, 밀어붙이기식 방식에 따른 부작용이 컸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최저임금의 경우 4년 전 6,470원에서 올해 8,720원으로, 35%나 치솟으면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적잖은 인건비 부담에 시달렸고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17` 6,470원 / 18` 7,530원 / 19` 8,350원 / 20` 8,590원 / 21` 8,720원)
[박지순 / 고려대 노동대학원장·로스쿨 교수 : (친노동 정책으로) 우리 산업과 사용자, 기업들의 부담이 굉장히 증가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이 부담이 노동자에 전가되는 악순환이 이뤄지게 되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진 정책이라도 그 정책이 실현되는 시점에 있어서의 경제적인 상황, 기업들의 부담 능력 또 근로자들의 니즈 등 이런 것들이 같이 논의되지 않고 획일적, 일방적, 일률적, 강제적으로 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앞으로 우리가 좀더 조심해야 될 그런 경험과 교훈을 준 것이 아닌가.]
취지와 결과가 정반대로 돌아가는 이러한 일자리 정책에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10명 가운데 6~7명은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에서 청년실업 배율은 2.67로, 1점대 중후반인 미국이나 독일, 일본보다 훨씬 높습니다. (미국(1.86), 독일(1.84), 일본(1.63))
한 때 두 자릿수까지 치솟던 청년 실업률 수치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도 하지만
이는 정부 재정지출에 따른 일시적 취업이 가져온 착시라는 분석입니다.
결국 정부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 총수들을 잇따라 만나 `청년 일자리 SOS`를 쳤습니다.
민간 기업을 향한 일자리 창출 요청, 이전 정부들에서도 흔히 봤던 새삼스럽지 않은 모습입니다.
[박지순 / 고려대 노동대학원장·로스쿨 교수 : 소득의 불평등이라고 하는 노동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민간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활력을 높이기 위한 그런 규제, 혁신도 같이 고민을 해야 한다는 거죠.]
[기자 스탠딩 :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 시장에서 누구보다도 일자리 정책에 관심이 큰 이들은 바로 청년입니다. 기존 일자리 정책에 대해 과연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또 앞으로 어떠한 일자리 정책을 기대하고 있을까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현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해 청년들은 긍정보다 부정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습니다.
재정지출을 통한 일회성의 이른바 `공공 알바` 늘리기를 지양하고 일자리 수보다는 일자리 선택의 폭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혜린 / 대학생 : 국가가 일자리를 몇만 개 만든다고 하지만 그건 사실 공공 부문이나 청년창업 자리에 지원하는 것 같아요. 공공 부문에 단발성 일자리에 굉장히 많이 취업하는 것 같아요. 고용 안정성 보장보다는 한 6개월, 1분기 그 정도만 취업이 가능하고 그 뒤로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이가은 / 대학생 : 일자리 갯수를 늘린다는 개념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끔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고민을 해줬으면 합니다.]
고질적인 병폐인 일자리 수도권 편중 현상과 지역 특화라는 미명 아래 천편일률적인 일자리 또한 나아진 게 없다는 목소리입니다.
[고지운 / 대학생 : 지역특화 일자리라고 해서 어느 한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보다는 보편적이고 다양한 종류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면 오히려 지역에 청년들을 정착시킬 만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AI 시대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어도 일자리 정책은 과거 제조업 기반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휘수 / 대학생 : 일자리 정책을 펼 때 (정부가)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예컨대) 그 기업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경제가 어떻고 지금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고 청년들이 그쪽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던가...]
[김현진 / 대학생 : (업무시간 이후) 카톡이나 SNS 등으로 일을 추가적으로 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건 규제가 없다보니까 법적으로 시비를 가릴 수 없으니까 직장 상사의 말이니까 따라야 하는 것 같아서...]
또 고용 유연성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직장을 자유롭게 옮기고 은퇴를 해도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관련 사회보장제도를 구축하는 것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앵커> 일자리 문제의 열쇠는 사실 기업이 쥐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업들은 뭐가 필요하다고 얘길 하고 있죠?
<신용훈>
기업들이 생각하는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기업들의 성장사다리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점인데요..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되고 그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집단에 대한 각종 규제로 기업들의 성장이 가로막히는 측면이 많은데요 실제로 기업 1만개당 대기업 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10개에 불과합니다 미국이 62개, 독일이 44개, 일본은 39개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데요.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를 걷어주고 제대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기업들의 입장입니다.
<앵커>
규제들을 좀 풀어달라. 그러면 두 번째는요?
<신용훈>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방안입니다. 그 동안에는 고용안정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오히려 기업들이 채용을 기피하면서 일자리 찾는사람들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또, 주 52시간제가 모든 사업장에 획일적으로 강제되면서 시간제나, 기간제 등 다양한 근로형태의 정착이 어려워진 부분도 있습니다.
이는 가사와 일을 병행하고자 하는 인력들의 노동시장 진출을 막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일의 가치와 성과에 따라 제대로 된 보상시스템을 만들고, 실직하더라도 신속한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현 고용서비스 체계를 재구축하는 개선조치를 통해 차기 정부에선 경영의 효율성과 고용시장의 탄력성을 확대하는 정책이 나와주기를 기업인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여기에 대해서 여야 후보들 생각은 좀 어떻습니까?
<한창률>
여당 후보는 성장회복으로 기회총량을 늘려 성별, 세대, 계층 지역 갈등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이고, 야당 후보들은 국가 책임제 실현으로 일자리 단절 방지하고, 노동개혁을 통한 선진국형 노사관계 정착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고용문제를 짚어봤고, 다음으로 봐야 할 게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입니다. 경제정책이라고 하면 민생, 성장 이런 게 실제로 좀 나아졌느냐 하는 건데, 역시 부정평가가 절반이 넘죠. 뭐 때문일까요?
<한창률>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모토는 소득 주도 성장이었습니다.
소득을 높여 이를 다시 소비로 돌리고, 그렇게 내수를 살려 경제를 살려 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나왔었구요. 여기에 4차산업 혁명을 통한 산업구조 혁신에 많이 노력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기존의 우리 경제의 경쟁력만 떨어진 거 아니냐는 불만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다수가 공감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진하면서 노사간, 정규직 비정규직, 고용주 근로자 간의 괴리가 커진 영향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에너지 정책 변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키우고, 기존 원자력 산업 분야를 셧다운 시킨 부분도 다시 한번 들여다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완벽한 정책은 당연히 없겠지만, 사회적 갈등을 줄여가면서 대화와 설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부 주도로 일방적인 정책을 실현시킨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여야 후보들 생각이 다른가요? 어떻습니까?
<한창률>
여야 후보의 생각이 비슷한 부분도 있습니다. 규제를 풀겠다는 겁니다...여당후보는 네거티브 방식 도입으로 과감한 규제합리화를 이끌어 내고, 야당 후보는 규제영향분석 전담기구를 만들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정책적인 변화들을 너무 밀어붙인 부분이 있다는 거고,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든 국민의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점이 부정적인 평가로 나타난게 아닌가 싶은데, 규제형태가 아니라 좀 더 도와주는 정부. 지원하는 정부로의 전환이 필요한 게 아닙니까?
<신용훈>
그렇습니다. 가령 증권 거래세 라든지 ISA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문제라든지 서민들의 재산 증식관련 수단에 대한 정책적인 뒷받침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불만들이 쌓여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옥죄 왔던 자본시장 관련 규제나 세금을 완화하는 정책들을 차기 정부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자본시장을 통해 건전하게 재산을 불려나가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성장사다리를 만들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이효섭 자본시장 연구원 박사 : 장기적으로는 2023년도에 양도소득세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데 증권거래세가 남아있으면 사실은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거래를 많이 하는 분들에게는 거래세가 꽤 큰 부담이 될 수 있어서 이 부분들은 폐지하는 쪽으로 공약이 나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고용과 경제분야를 짚어봤고, 이번 정부의 가장 뼈아픈 실책하면 역시 부동산 분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라면서 사과 표명을 하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시민들은 어떤 부동산 정책을 기대하고 있는지 김원규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김원규 리포트] "근시안적 대책 그만`...`규제 완화` 한 목소리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년 5개월 동안 나온 부동산 대책만 수십차례.
그럼에도 집값 폭등과 전세대란 등 연일 부작용만 초래하며 부동산 민심이 임계치를 넘긴 지 오래입니다.
[김강민/ 강서구 거주: 나라에서 (부동산)안정화시켜 줬으면 좋겠어요. 이번 정권에서 이상하게 한 것들을 다시 정상화시켜줬으면 좋겠어요.]
[이주연/ 강서구 거주: 시민들 생각해서 현실적인 대책이나 상위권 사람들 위주가 아닌 보통 사람들 위주로…]
금융과 세제, 공급 규제 등을 망라한 대책이 매년 수차례 발표됐음에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겁니다.
실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2억1,600만원으로 현 정권이 들어선 지난 2017년 5월(6억700만원) 대비 2배 뛰었습니다.
또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포함한 임대차3법 시행은 전세대란을 촉발하는 역할만 했습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작년 7월 4억8,800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현재 6억2,400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 2019년 7월(4억4,782만원)부터 1년간 9.1% 오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오른 셈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최근 몇년간 정부는 대출 규제로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사람들의 주택 구매 수요를 부추기고 집값을 올리는 결과로 귀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에서만큼은 현 정부의 땜질식 규제가 아닌, 지금까지 내놓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선 손봐야 할 것 중 하나로 도심내 주택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꼽힙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 최근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 공급 감소 우려와 전세시장 불안일 텐데요. 도심 재건축 등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정책적으로는 실거주 요건 등을 완화해 기존 재고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강도를 높이는 대출 규제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번에 대선 후보로 나온 이재명 후보나 야당 후보까지 합치면 250~300만호 정도 되거든요. 여기에는 대출 관련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결국 주택공급을 늘리면서 수요자가 원활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금융정책이 뒤따라가야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대혼란을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이제라도 문 정부 이전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데 너도나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앵커>
집값의 과도한 상승을 막는 것도 중요한 과제겠지만, 동시에 무주택자들이 내 집마련을 할 수 있게 공급도 자금마련도 독려를 해달라는 인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신용훈>
집값 안정은 규제가 답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도 뼈저리게 통감해온 만큼 공급을 늘려서 다시 말해 시장논리에 따라 집값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급에 있어서는 3기 신도시 같은 대규모 신규 택지 공급도 필요하지만 이와 함께 기존 구도심의 재개발, 재건축을 통한 공급 역시 차기 정부가 신경써야 할 대목인데요.
집값이 오르는 것이 절대적인 공급량이 부족해서만은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지역에 집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큰 만큼 도심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은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시민들이 지금 원하는 게 정확히 어떤 거예요? 집값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건지, 아니면 지금 수준에 멈춰있길 바라는 건지?
<신용훈>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소유자 모두 바라는 것은 집값이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소유자 입장에서 자산 가치의 하락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구매자 입장에서도 집값이 떨어지길 바란다면 집을 사지 않겠지요. 때문에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집값이 예전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힘들이지 않고 집을 살 수 있고 갖고 있는 실 수요자들은 세금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정책을 원한다는 것이죠.
다만 상승률이 너무 지나치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습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당시 2017년에 전국 집값상승률은 1.5%, 수도권은 2.4% 수준이었거든요. 그러던 것이 지난해는 5.4%와 6.5%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구매력, 그러니까 소득이 충분히 받쳐주거나 아니면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거나. 양쪽 모두에서 노력을 바라는 거라고 이해해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 정부 부동산 규제 중에 가장 강력한 건 역시 세금이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한창률>
한마디로 사지도 팔지도, 가만히 갖고 있지도 어떤 것도 못하게 만들었다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다 주택자는 몰라도 서울에 사는 1주택자들까지 보유세가 높기 때문에 소득이 없는 은퇴연령들이 특히 부담을 호소하고 있고,
또 다주택자들 같은 경우는 세금이 비싸니 집을 팔아야 겠는데, 또 팔지도 못하게 만드는 게 바로 양도세 거든요. 이분들은 양도세 내느니 그냥 보유하는 겁니다.
왜냐면 보유세 세금보다 아직도 시세차익이 더 크게 나고, 차기 정부에서 규제가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죠.
지금 거품이 꼈다,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차 있다 라고 우려들을 하는데, 그러면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이 서서히 빠질 수 있게 출구도 열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여야 후보들이 어떤 구상들을 갖고 있죠?
<한창률>
차기 대선주자의 부동산 공약을 살펴보면 이런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한 정책을 만들겠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급격하게 오르는 공시사격 현실화 속도를 늦춰 보겠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고, 1세대 1주택자 재산세 부담은 경감하겠다는 입장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내년 대선때의 부동산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여야 후보들은 이번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모두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제대로 된 정책을 공약집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세금을 넘어서 최근에는 대출규제가 특히 또 화두입니다. 올해도 대부분 막혔지만 내년에는 더 대출받기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문성필 기자입니다.
[문성필 리포트] 걷어차인 `금융 사다리`…피해는 서민 몫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를 막겠다며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내리면서 서민들이 느끼는 대출 문턱은 높아져만 가고 있습니다.
국내 한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민 모 씨.
이사를 위해 내년 초 은행 대출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필요한만큼 대출을 받지 못할까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작년과 올해 연 소득이 크게 줄었는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규제 강화를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 때문입니다.
[민 모 씨(승무원): 작년하고 올해 소득이 실질적으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내년에 대출 계획이 있는데 갑자기 예정보다 빨리 DSR 규제를 시작한다고 하니 내년 대출 받을 때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신규 대출을 막아보자는 임시방편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선의의 피해자만 늘고 있습니다.]
은행권 대출이 까다로워지면 개인보다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커집니다.
카페를 운영 중인 고 모 씨.
올해 정책자금 대출을 받았지만 부족해 주택담보대출까지 당겨썼습니다.
DSR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제 은행권 추가 대출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 대출을 받으려면 높은 이자를 내야하는 2금융권으로 찾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고 모 씨(자영업자): 가장 손쉽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은 고금리의 카드론 아니면 제2금융권 통한 대출, 카드 대출 이런 방식인 거죠.]
실제 올해 8월 기준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은행(6.5%)보다 보험·상호금융조합(8.4%)이나 캐피탈·카드(9.6%), 저축은행(15.5%) 등 2금융권에서 많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사업자대출 증가율도 마찬가지입니다.(은행 11.3%, 보험·상호금융조합 26.8%, 캐피탈 20.1%, 저축은행 19.8%)
전문가들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전방위적인 지원보다는 취약계층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필요한 분야 지원 자금을 확대하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방위적으로 하는 것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보다 2%포인트 낮춘 4%대로 관리하겠다는 계획.
높아진 대출 문턱에 좌절하는 국민들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금융 정책 설계가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
<앵커>
내년에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질 텐데, 이게 오히려 서민들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한창률>
당국입장에서는 지금 금리 인상 시기에 대출 규제를 하지 않으면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출을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피해는 결국 서민들이 보게 되는데, 서민들에게도 숨 쉴 수 있는 공간은 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책자금을 잘 활용해서 정말로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금 공급을 하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고금리 서민 대출자들에게 정책자금을 통해 대환을 해 줘야 하지 않겠냐 이런게 제안을 한 부분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금리 인상시기에 원금보다 이자 비용에 허리가 휠 수 있으니 정부가 이런 부분을 잘 지탱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대출정책에 대한 여야 생각도 분석된 게 있습니까?
<한창률>
여야 후보도 정부 정책금융을 통한 서민 지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여당 후보는 좀 더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정부가 보증을 서고 은행들이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000만원까지 저금리로 빌려준다는 게 골자인데, 만기 10~20년 동안 마이너스통장처럼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자들에게 기본대출권을 보장함으로써 금융불평등을 완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야당 후보도 정부가 이자지원 대출제도를 도입하거나, 국민연금 적립금으로 무이자 장기대출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앞으로 대선 레이스가 더 치열해질 텐데, 이런 경제현안들에 대해서 후보들이 어떻게 해법들을 제시할 지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신용훈, 한창율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