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특권이 있는 한국 주재 외국 외교관의 가족이 주차 도중 시비가 붙은 시민을 차량으로 위협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주한 네덜란드 영사의 가족 A씨는 이달 1일 오후 1시께 용산구 하얏트호텔 인근 한 골목에서 한국인 남성을 차량으로 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A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손가락으로 모욕적 행위를 했고, `나는 면책특권이 있어 문제 될 게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A씨 차량이 피해자를 충격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피해자의 부상은 심각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의성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조만간 A씨를 소환해 사건 전후 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네덜란드대사관 측과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9일 당시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서울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 직원의 뒤통수를 때리고 이를 말리던 다른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은 사건이 있었다.
당시 대사 부인은 경찰 조사에 한해서만 부분적으로 면책특권을 포기해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경찰은 벨기에 대사 측의 면책특권 행사와 피해자들의 처벌불원으로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르면 외교관과 그 가족은 주재국의 형사처벌 절차로부터 면제받으며, 반의사불벌죄인 일반 폭행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