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상승으로 자금 활용에 여유가 생겨 증권·보험·벤처캐피탈(VC)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 중소기업(비외감법인, 개인사업자) 및 가계부문에 대한 승인을 받은 후, 이번에 외감기업과 카드 부문 모형까지 내부등급법 최종승인을 받았다.
이는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2년 10개월여만으로 금융지주 중 최단기간 내 승인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주 설립 후 내부등급법 승인을 위해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 자회사들과 함께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그룹 리스크거버넌스 및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등 전반적인 그룹 리스크관리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리스크관리체계 구축 노력을 높게 평가해 최단기간 내 내부등급법 사용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등급법이란 은행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으로 추정한 리스크 측정 요소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는데, 표준등급법은 세계은행 감독기관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표준가중치를 적용해 위험가중자산을 평가하는데 내부등급법보다 엄격하다.
이 때문에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위험가중 자산은 줄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올라가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BIS 비율이 약 1.3%p 수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규제비율 준수에 대한 부담이 완화돼 우리금융그룹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9월 말 기준 BIS비율이 13.4%인 점을 감안하면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BIS비율은 약 15%까지 오르게 된다.
이는 자금운용에 숨통이 틔워주는 효과가 있어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보험사 등의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 적용 후 고객 확보 등 측면에서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난다는 측면에서 증권사와 벤처캐피탈(VC) 등을 최우선 M&A 대상으로 올려두고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는 최근 3분기 실적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 자본 규모는 2조원 정도 늘어나고 위험자산 기준 20조원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며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라인업이 아직 미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와 벤처캐피탈(VC),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