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023년부터 상장 중소기업에 적용할 예정인 내부 회계 관리 제도의 외부 감사 의무화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회계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상장 중소기업의 내부 회계관리의 외부 감사와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고 위원장은 "미국도 내부 회계 관리 제도의 외부 감사가 소규모 상장기업에는 실익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제도 시행 직전에 도입을 철회한 바 있다"며 ""미국은 우리가 제도 도입을 벤치마킹한 사례인 만큼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제도 개선을 위해서 외부감사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와 조속히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의무화로 자산 규모 1천억원 이상~5천억원 미만 기업은 내년부터 개별·별도재무제표에 대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가 의무화된다. 2023년부터는 1천억원 미만 기업도 대상이 된다.
고 위원장은 또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회계기준과 감사기준이 지나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면서 "우리 회계 제도의 국제 정합성이 높아졌지만, 중소기업에는 다소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제기준과 정합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중소기업의 특수성을 반영할 방법이 있는지 회계기준원, 공인회계사회 등 관계 기관들과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감사인 지정제로 인한 기업부담도 줄인다.
고 위원장은 "감사인 지정제로 기업들은 감사보수가 증가하고, 감사인의 보수적인 태도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정감사 업무수행 모범규준에 따라 기업들이 감사인과 감사업무에 대해 대등한 지위에서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감사인 지정제도에 대한 보완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5월 개정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계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후 정부가 주관하는 첫 번째 기념식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에서는 회계발전과 투명성 제고에 기여한 8명이 정부포상을 수상했다.
김문철 경희대 교수가 녹조근정훈장을 받았고, 송재현 대현회계법인 대표가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또 대통령표창은 김재윤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서강현 현대자동차 부사장·김진광 원진회계법인 대표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