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궤도에 있는 총 8개의 소행성들을 탐사하게 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Lucy)`가 12년 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NASA는 루시호가 이날 오후 6시 34분께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 제41우주발사장에서 아틀라스5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나갔다고 밝혔다.
루시호는 2025년 4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는 소행성을 근접해 지나가며 첫 임무를 수행한 뒤 2027년 8월부터 인류 최초로 목성과 같은 궤도를 돌고 있는 트로이군(群) 소행성 7곳을 최초로 탐사하게 된다.
약 9억8천100만 달러(약 1조 1천610억원)가 투입된 이번 탐사는 목표 소행성으로 비행하는 과정에서 3차례에 걸쳐 지구로 다가와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하는 중력도움 비행을 하게 된다. 총 63억㎞에 달하는 대장정에서 임무에 성공하면 태양계 바깥에서 지구 인근으로 돌아오는 최초 우주선이 된다.
루시호가 탐사할 트로이군 소행성은 약 1만여 개로, 태양과 목성이 정삼각형을 이뤄 중력이 0이 되는 라그랑주점(L4, L5)에 붙잡혀 목성 앞뒤에서 태양 궤도를 돌고 있다. 이 소행성들은 목성과 토성 등 외행성을 형성하고 남은 물질로 추정되는데, 지난 45억 년 간 거의 변하지 않은 원시 상태 그대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루시호는 이 소행성들에 약 400㎞까지 근접해 초속 5~9㎞로 비행하며 원격 측정 장비를 이용해 소행성의 구성 물질과 질량, 밀도, 크기 등에 관한 자료를 얻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루시의 임무 기간은 총 12년에 달하지만, 실제 소행성을 탐사하는 시간은 24시간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탐사 첫 소행성은 `도널드요한슨`(Donaldjohanson)이다. 트로이군 소행성을 찾아가는 비행경로에 가까이 있어 탐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약 1억~2억 년 전에 더 큰 소행성에서 쪼개져 나온 것으로 추정돼 그 자체만으로 탐사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트로이군 소행성에 대한 탐사는 목성에 앞서 태양 궤도를 도는 L4 무리의 `에우리바테스`(Eurybates)부터 시작된다. 에우리바테스는 `오루스`(Orus)와 함께 이번 소행성 탐사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두 소행성은 폭이 약 64㎞로 비슷한 크기를 갖고 있고 같은 궤도를 돌고 있지만 표면 색깔이 전혀 다르다. 에우리바테스는 회색으로 탄소가 풍부하지만 오루스는 붉은색을 가져 유기물질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근본적 차이를 갖게 된 과정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다. 에우리바테스는 `쿠에타`(Queta)라는 약 1㎞ 크기의 위성(달)을 갖고 있는데, 84일의 공전주기를 가진 이 위성도 에우리바테스와 같은 소행성에서 쪼개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루시호는 에우리바테스와 쿠에타에 이어 `폴리멜레`(Polymele), `레우쿠스`(Leucus), 오루스 등의 L4 영역 소행성을 탐사한 뒤 다시 지구의 중력도움 비행을 거쳐 2030년대 초반에 L5 무리로 옮겨간다. 이곳에서 2033년께 거의 같은 크기와 질량을 갖고 서로를 돌고 있는 `파트로클루스`(Patroclus)와 `메노에티우스`(Menoetius)를 탐사하는 것으로 대장정을 마치게 된다.
NASA는 이를 통해 태양계 형성 과정을 비롯해 유기물질과 지구 생명체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시 프로그램의 책임연구원인 애리조나주립대학의 필 크리스턴슨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깜짝 놀랄 것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NASA/Goddard Space Flight Center Conceptual Image Lab/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