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와 집값 상승,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수요가 급증한 전용면적 60㎡(18.15평) 이하 저가 소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7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매매가격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값은 평균 3억3천33만원으로, 전달(3억2천173만원) 대비 2.67% 급등했다.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누적 상승률은 20.0%다. 같은 기간 대형(전용 135㎡ 초과)·중대형(전용 102㎡ 초과∼135㎡ 이하)·중형(85㎡ 초과∼102㎡ 이하)·중소형(60㎡ 초과∼85㎡ 이하) 아파트값 상승률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서울은 지난달 소형 아파트값이 2.34% 상승하며 평균 매매 가격이 8억4천599만원에 달했다. 중형(1.91%), 대형·중소형(1.73%), 중대형(1.51%) 아파트를 제치고 유일하게 2%대를 기록했다.
한강 이북에 있는 강북권 14개 구의 소형 아파트값은 지난달 2.51% 상승해 평균 매매 가격이 6억5천104만원에 이르렀다.
강북권 소형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개월간 21.56% 상승해 면적대별로 유일하게 상승률이 20%를 넘었으며 평균 매매 가격도 처음으로 6억5천만원을 돌파했다.
한강 이남 강남권 11개 구의 소형 아파트값도 지난달 2.24% 오르며 면적대별로 유일하게 2%대의 상승 폭을 나타냈다. 강남권 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 8월 9억8천916만원에서 지난달 10억1천132만원으로 올라 10억원을 처음 넘어섰다.
이처럼 최근 상대적으로 저가인 소형 아파트의 몸값이 치솟는 이유는 그만큼 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을 비롯한 각종 규제로 인해 저가의 소형 주택이 장기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실수요자들은 전셋값·집값 상승장에서 동일 금액의 보증금으로 매수할 수 있는 주택을 찾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대출 가능한 금액도 줄이다 보니 면적이 작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주택을 매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여기에다 1인 가구마저 급증하며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 수의 40.1%(936만7천439가구)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40㎡ 이하 매입 비중은 12.2%로,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1∼8월 기준)다.
서울에서 전용 41∼60㎡ 규모 아파트 매입 비중도 증가세다. 2018년 1∼8월만 하더라도 29.8%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34.6%로 높아졌다.
또 부동산114 통계로 서울에서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작년 10월 30만4천124가구에서 올해 9월 10일 기준 14만609가구로 대폭 감소했다. 비중은 24.4%에서 11.3%로 낮아졌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그간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낮았던 소형 저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 수요가 집중되면서 매물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양상"이라며 "당분간 소형아파트 가격 급등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