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방역 대책이 다시 한 번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 4단계 등 잇단 고강도 방역 조처에도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귀성이나 이른바 `추캉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고리로 감염의 불씨가 전국 곳곳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추석 연휴기간 확진자가 다소 줄었다가 연휴 이후 일정 시점부터 급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천87명이다. 직전일(2천8명)보다 79명 늘면서 이틀 연속 2천명대를 기록했다.
금요일(토요일 0시 기준 발표) 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금요일 최다 기록은 지난 8월 14일의 1천928명으로, 이보다 159명 더 많다.
확진자 2천87명 자체만 놓고 보면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4번째 큰 규모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천852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천911명보다 59명 적었다. 최근 밤 시간대 확진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최소 1천900명대, 많으면 2천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확진자 수가 다소 감소하더라도 유행 상황이 누그러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통 주말·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대폭 줄면서 확진자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전날이 추석 연휴가 시작된 토요일인 만큼 검사 수는 평소 주말보다 더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초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4차 대유행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하루 확진자는 7월 7일(1천211명) 이후 74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75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9.12∼18)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천755명→1천433명→1천495명→2천78명→1천943명→2천8명→2천87명을 기록해 하루 최소 1천400명 이상씩 나왔고, 많게는 2천명 안팎을 오갔다. 이 가운데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1천799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5일 1천654명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뒤 이후 사흘 연속(1천506명→1천532명→1천510명) 1천500명대를 나타냈다.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 중 수도권 비중은 70∼80%를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1주간 인구 10만명당 발생률도 수도권이 5.3명에 달해 전국 평균(3.5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수도권 가운데서도 서울이 10만명당 6.9명으로,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 비해 5∼6배나 높았다. 인천(4.9명)과 경기(4.2명)도 거리두기 4단계 기준(10만명당 4명 이상) 범위에 있다.
이달 5일부터 전날 0시까지 방역당국에 신고된 확진자 2만5천114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하는 환자는 9천391명으로, 37.4%에 달했다. 10명 중 3∼4명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들 무증상 감염자가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방문하거나 여행지를 찾는 과정에서 감염 전파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방역태세를 유지하고 진단검사 및 치료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선별진료소와 임시 선별검사소를 확대해 오는 22일까지 하루 평균 544곳을 운영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4곳에 더해 유동 인구가 많은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등 13곳에도 선별검사소를 추가로 설치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