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만에 물러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젊은 세대의 `과열`된 가상화폐 투자를 "잘못된 길"로 표현한 데 대해 실언이 아니라 "마음 먹고 한 경고였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30일 이임식에 앞서 언론과 만나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 누군가, 언젠가는 얘기해야 하는 것이었고 마침 정무위에서 질문이 나왔기에 대답했다"며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미리 내용을 준비해서 한 말이었는데 `금융위원장으로서 인식` 지적을 받고 나서 흥분했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잘못된 길`과 `어른으로서 얘기해야 한다`는 부분이 서로 떨어져 있었는데 섞여서 (논란이) 더 커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신의 발언이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며, 과열된 시장이 연착륙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정무위에 출석한 은 위원장은 "(젊은이들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고 은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됐고, 이에 20만명이 넘게 찬성했다.
은 위원장은 "국민청원 제기가 개인적으로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면서도 "20·30대의 분노는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공매도에 대해서도 "욕을 얻어 먹더라도, 개방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금지할 수는 없었다"며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은 위원장은 이임사에서 "전세계적인 팬데믹에서 `175조 원 플러스 알파`의 역대급 규모의 금융안정대책으로 시장 불안을 조기에 잠재웠다"고 자평했다.
이어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대응으로 자영업자·중소기업은 유동성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기간산업 연쇄도산, 대규모 고용불안을 막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아직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 마음 한켠은 여전히 무겁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앞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도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공직자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또 각종 펀드 사태를 의식한 듯 "소비자 피해가 난 것도 완벽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임식에서 금융위 직원들의 헌신과 팀워크에 감사하면서 2016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취임했을 때 선배로부터 받은 `덕담`을 당부의 말로 전했다.
은 위원장은 "늘 마음속 깊이 간직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했던 문구를 다시 한 번 꺼내겠다"며, `누가 공을 얻게 될지, 책임을 지게 될지를 따지지만 않는다면, (오직 국민만 생각한다면,)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일과 도달할 수 있는 곳에는 한계가 없다(There`s no limit to what a man can do or where he can go, if he doesn`t mind who gets the credit)`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