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GS그룹이 국내 보톡스 1위 업체인 휴젤 인수에 성공했습니다.
인수 규모는 1조 7천억 원 규모로 국내 바이오업계 M&A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막판 가격 협상 끝에 GS그룹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휴젤을 거머쥐게 됐습니다.
GS컨소시엄은 휴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털의 지분 약 47%를 1조 7천억 원에 사기로 했습니다.
당초 시장 예상가격인 2조 3천억 원 수준보다 낮은 금액이지만 바이오업계 사상 최대 M&A 규모입니다.
GS가 당장 1조 7천억 원을 모두 부담하는 건 아닙니다.
GS는 국내 사모펀드와 함께 각각 1억 5천만 달러씩, 우리 돈으로 약 1,700억 원을 먼저 투자합니다.
인수 후 경영은 이번 컨소시엄 주축인 싱가포르 바이오·의료 전문투자기업 CBC그룹이 주도하지만 GS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허태수 GS 회장은 "휴젤 인수를 통해 GS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1위 보톡스 기업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휴젤 인수로 앞으로 GS그룹이 펼칠 바이오 신사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됩니다.
<앵커>
네, GS그룹의 휴젤 인수와 관련해 정재홍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바이오와는 큰 상관이 없는 GS가 국내 보톡스 1위 업체를 인수했다는 것. 어떻게 바라봐야 합니까?
<기자>
먼저 인수 자체로 보면요.
GS그룹 자체에서도 전체 규모면에서 가장 큰 M&A입니다.
GS는 아시는 것처럼 전통적인 산업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죠.
GS칼텍스(정유), GS건설, GS리테일(유통) 주축을 이루는 곳인데 바이오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시장에선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많았습니다.
가장 표먼적인 이유는 신사업 발굴입니다.
그룹의 주축이 정유사업인데, 친환경이다 ESG경영이다 해서 사실 미래성장력이 큰 사업이 아니죠.
실제 GS그룹의 실적을 살펴보면요.
올해 다시 살아나면서 흑자전환했지만, GS칼텍스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정유사업에서만 1조 2천억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그룹 전체가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대신 휴젤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익률이 40%가 넘습니다.
매년 8%씩 성장하는 보톡스 시장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 시장 판권을 가지고 있고, 미국과 유럽 시장 확대 가능성도 성장동력으로 꼽힙니다.
우리나라 보톡스 시장은 2천억 원 수준으로 점쳐지는데 비해 중국은 7천억 원. 미국은 3조 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휴젤은 국내업체로는 처음 중국 식약당국으로부터 보톡스 허가를 받아 향후 중국 당국이 불법 유통 등에 대한 단속이 강화될 경우 이에 따른 수혜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휴젤은 현재 유럽과 미국에 보톡스 제품인 `레티보`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입니다.
<앵커>
한마디로 알짜기업을 인수해서 그룹 전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단순히 보톡스 시장을 넘어서 GS가 본격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건가요?
<기자>
휴젤 이전에 GS리테일은 약 3천억 원을 투자해 국내 배달업체 2위인 요기요 인수를 완수했죠.
허태수 회장 체제로 변한 뒤 이른바 `잘나가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바이오도 그 가운데 하나이고요.
일단 GS측은 휴젤을 바이오 사업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것 외엔 딱히 계획을 말하진 않았습니다.
사실 휴젤의 상품 구성은 우리가 보톡스라고 부르는 보툴리눔 톡신이 주축이고 그 다음 필러와 일부 화장품 정도인데, 당장엔 보톡스와 필러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휴젤의 헬스·뷰티 제품을 성장시켜서 GS리테일이 가진 화장품 소매점 랄라블라를 통해 거점을 확보할 수도 있고요.
한편으론 GS는 현재 그룹 4세 경영자들이 각 핵심 그룹사에서 활약하고 있는데요.
허서홍 GS전무가 이번 휴젤 인수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4세 경영자들의 그룹내 입지를 둘러싼 경쟁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관련 인터뷰 한 번 들어보시죠.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 GS그룹은 현재 4세 경영 쪽이 굉장히 복잡하게 움직입니다. 경쟁이 붙었다고 봐야합니다. 그래서 4세들이 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과정이라고…]
휴젤 인수는 GS의 신사업을 발굴의 필요성과 이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내부 의지가 합쳐 나온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은 GS그룹의 휴젤 인수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정재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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