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가격 공식 집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전국 주택가격은 작년 말보다 5.98%, 1년 전과 비교해서는 8.81% 올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각각 2.61%와 3.29%올랐던 데 비해 배 이상 뛴 것이며, 2008년 같은 기간에 각각 6.18%와 8.59% 치솟은 이후 13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수도권의 전체 주택 가격은 이 기간 각각 7.63%와 10.24% 올랐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11.12%와 14.73% 각각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6월 중 예금은행의 총 수신금리(잔액기준)는 연 0.65%,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0.94%이다. 10억원을 금융기관에 맡겨봤자 세전 이자는 연간 650만∼940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반면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국 웬만한 지역에 10억원짜리 집을 한 채 깔고 있다면 평가 이익은 올해에만 약 5천900만원, 지난 1년간은 약 8천800만원이다. 수도권에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다면 평가 이익은 올해만 약 1억1천만원, 지난 1년간은 1억4천여만원에 달한다.
7월 한 달만 놓고 봐도 주택 시장의 과열은 확연하다. 전국 주택가격은 0.85% 올라 10년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작년 12월(0.90%)이나 올해 2월(0.89%) 수준에 육박했다. 서울은 0.60% 올라 작년 7월(0.71%) 이후 1년 만에 가장 상승세가 가팔랐다.
특히 인구가 많이 늘고 있는 경기도의 상승세는 역대급이다. 경기도 주택가격은 7월에만 1.52% 뛰어 지난 2008년 4월(1.59%) 이후 최고였고, 인천은 전월(1.46%)보다 상승 폭이 낮은 1.33%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너도나도 영끌 빚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올해 1∼6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55만9천32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의 62만878가구보다 약 10% 줄었지만, 2019년 같은 기간(31만4천108가구)보다는 78%나 증가했다.
올해 6월의 연령대별 주택 거래 비중은 30대가 20%, 40대가 22.8%, 50대가 20.7%, 60대가 14.6%로 작년 6월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20대 이하 거래 비중은 올해 6월이 5.9%로 작년 동월의 4.3%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계대출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의하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7개월간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78조8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5조9천억원)보다 32조9천억원(71.6%)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1∼7월 증가 폭(23조7천억원)의 3.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7월의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9조7천억원 늘어 동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강력한 돈줄 조이기에 나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선에서 관리하겠다고 마지노선을 제시했지만 이미 1∼7월 증가율이 9%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공급의 경우 올해 2·4대책 이후 새로운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시장의 공급 불안발 패닉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 신도시를 중심으로 3만2천 가구를 사전청약 물량으로 내놨으나 수요에 비해 `코끼리 비스킷` 수준이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인천 계양, 남양주 진접, 성남 복정, 의왕 청계, 위례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4천333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했는데 9만3천798명이 몰려 2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새 주택에 대한 수요층이 두껍다는 얘기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