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증권업계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무엇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요.
기존 증권사들을 위협해 나가고 있는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에 대해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다뤄보겠습니다.
박 기자, 새 메기의 등장에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이제 메기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한두 달 전에 `과(거)메기`다, `신메기`다 하면서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메기가 아니라 상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신생 증권사들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외연을 확대해 나가며 증권업계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출범 다섯 달 만에 토스증권은 가입자 수 400만명을 돌파했고, 아직 MTS를 출시하지도 않은 카카오페이증권의 가입자 수는 500만명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5개월 만에 국내 주식 거래 계좌 수가 1,000만개가 늘었거든요.
이것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늘어난 건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토스에서 나온 겁니다.
<앵커>
박 기자, 신생 증권사인 만큼 이벤트를 많이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식도 무료로 주고 그랬던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가입자 수는 이벤트를 통해 늘릴 수 있습니다만, 말 그대로 이벤트 성에 불과할 수 있죠.
그래서 봐야 하는 게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인데,
토스증권의 경우 400만명 중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카카오는 500만명 중 180만명이 넘습니다.
이벤트로 유입이 됐다고 하더라도 이 고객들 상당수가 진성 고객으로 남았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합니다.
<앵커>
토스가 얼마 전 평생 무료 송금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던데, 토스증권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줘서 이렇게 고객들을 모아두는 것 아닙니까?
<기자>
아닙니다. 토스증권은 위탁매매 수수료로 매매거래대금의 0.015%를 받습니다.
물론 이벤트 형식으로 일정 기간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곤 있지만 계속 무료는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삼성증권 등 기존 증권사들이 평생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만큼 플랫폼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앵커>
수수료 출혈 경쟁에 나서지 않고,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거군요.
박 기자, 그런데 증권사 MTS, HTS라는게 사실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만한 게 없지 않나요.
어떤 부분이 그렇게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겁니까?
<기자>
대표적인 건 접근성입니다.
토스는 토스 앱 내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원앱`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그만큼 좋은 거고요.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 플랫폼과 연계된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말씀하셨듯 트레이딩시스템은 기능상으로 봤을 때 트레이딩만 에러없이 되면 되긴하죠.
그런데 비슷비슷한 것들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나에게 맞는 감성`이란 게 작용을 하기 쉽습니다.
다 비슷한 식당인 것 같아도 단골 식당이 있듯이요.
제가 취재하면서 느꼈던 건 토스증권의 경우 이용자들의 성향과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데 공을 들여 친근한 증권사 이미지를 챙겼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정말 사소한 거지만, 오늘 주가 많이 오른 종목들 같은 경우 다른 증권사 앱에서 찾아보면 `전일 대비 등락률` 이런 식으로 탭이 있습니다.
토스증권의 경우엔 `만약 어제 알았더라면`, `만약 한 달 전에 알았더라면` 이런 식으로 같은 자료라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표현을 했죠.
또 비비고 만두가 잘 팔린다, 이런 기사를 보고 비비고를 검색하면 CJ제일제당 주가가 뜨는 형식입니다.
주식시장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일명 `주린이`들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어필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접근성과 편의성 면에서 공략하고 있는 거네요.
<기자>
네, 또 처음에는 너무 MTS에서 볼 수 있는 정보들이 없는 것 아니냔 불만도 있었습니다.
가령 주린이도 봉차트 볼 수 있다, 이런 피드백들이 있으니 지금은 봉 차트도 반영이 됐고, ROE, PER 등 기업 재무지표도 보강하는 등 사용자의 의견에 대한 피드백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혹시 주식 투자 하시나요? 종목 정보 같은 거 볼 때 어디서 보시나요?
저는 뉴스&마켓을 하다보니까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에서 주주들의 반응이나 분위기를 읽곤 하는데, 이게 상당히 재밌거든요.
토스증권에서도 이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해 투자자들끼리 정보도 공유하고 일종의 유대감도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놨다는 점도 MZ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 시작한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도 투자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네, 카카오페이증권은 어떻습니까?
MTS도 없는데 어떻게 계좌 개설자 수가 500만명을 넘긴 거죠.
<기자>
네, 그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걸 방증하는 겁니다.
특히 이 카카오페이 증권계좌로 펀드에 투자한 분들은 7월말 기준 전체 계좌 개설자의 40%에 이릅니다. 펀드 가입 계좌수도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앵커>
정식 개시 1년 반도 되지 않아 주식 거래 서비스 없이 일반 예탁 계좌로만으로도 저력을 보여주는 거네요.
MTS는 언제 나옵니까?
<기자>
올해 안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앵커>
이런 식이라면 정말 기존 증권사들이 설 자리가 없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기자>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키움증권입니다.
약 20년 전, IT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 증권사로 탄생한 키움증권은 당시 혁신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로 개인투자자들을 크게 끌어모았습니다.
현재도 개인투자자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요.
근데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 금융사와의 차별성은 도태되고 신생증권사들이 치고 나가면서 설 자리를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적도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고요.
이런 이유들로 이베스트투자증권과 SK증권 등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앵커>
특색을 잃어버린 거군요.
<기자>
지난번부터 과메기 얘기를 자꾸 꺼내게 되는데 사실 토스증권이나 카카오페이증권도 언제까지 새로운 메기일 수만은 없습니다.
키움증권이 기존 증권사들과 차별성이 사라진 이유를 보면 현실에 안주한 이유도 있지만,
기존 증권사들도 계속해서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여서 차별성이 사라진 점도 작용을 하거든요.
예를 들어 앞서 토스증권의 강점으로 말씀드린 간편한 MTS나 가입하면 주식 1주 무료 제공, 주식 선물하기 등의 서비스는
일단 시장에 오픈되면 어디서든 따라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실제로 삼성증권은 간편투자 MTS인 `오늘의 투자`를 출시했고 매수와 매도 이런 단어들을 주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바로투자`, `팔기` 등으로 바꿨습니다.
토스증권과 유사하죠.
또 KB증권도 직관적인 정보 전달에 힘을 쓴 간소화된 MTS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앵커>
기존 증권사들도 좀 더 친절한 MTS로 개편하고 있는 분위기이군요.
<기자>
네, 토스증권이 크게 인기를 끈 주식 무료 제공 이벤트도 다른 증권사들도 많이 했습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이마트24와 손잡고 도시락 사면 주식을 주는 이벤트를 해 관심을 크게 끌었죠.
`톡톡` 튀고, `신선하다`란 신생 증권사만의 이미지가 가장 큰 경쟁력이자 생존력이기 때문에 이 이미지를 시장에 계속해서 어필하려면
차별화와 혁신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시기입니다.
또 주린이들에서 나아가 주식시장의 `큰 손`인 4050세대까지 끌어모아야 수익성과 확장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일단 토스증권의 경우에는 수익성을 강하화기 위해 오는 3분기에 해외주식과 ETF 거래 서비스도 가능하도록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인공지능(AI)으로 간접 투자 운용이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구상 중입니다.
[김동민 토스증권 제품 책임자 : 고객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상당히 최적화된 조직 문화를 갖고 있어요. 국내주식, 해외주식, 자산관리 등 여러 가지 성향의 분들에게 제공해드리는 정보의 질을 높이다 보면 시장이 넓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일단 연내에 MTS를 출시하고 투자 솔루션, 자문형 자산배분 서비스 등 투자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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