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총리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이 현저히 떨어지며, 백신만으로는 델타 변이에 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대책 회의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베네트 총리는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이 당국자들이 희망하는 것보다 약하다"며 "백신이 어느 정도로 도움이 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은) 상당히 약하다"고 전했다.
앞서 언론에 공개된 보건부 데이터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능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는 94%에 달했으나 델타 변이 확산 이후 64%로 떨어졌다.
베네트 총리는 "백신이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것으로 사람들이 믿지만 그렇지 않다"며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고도 했다.
지난해 12월 화이자 백신을 들여와 대국민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는 지금까지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56%가 넘는 522만여 명이 2회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백신 접종의 효과 덕분에 이스라엘의 신규 확진자 수는 빠른 접종의 성과로 지난달 초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고,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모든 규제를 풀었다.
하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확진자 수는 다시 급증했다. 최근 사흘 연속 700명대였고 지난 15일에는 855명까지 급증했다.
백신 접종의 효과로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과 국경 통제 등 이외에 추가적인 방역 규제 조처를 하지 않았다.
단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 중증 환자의 60%가량이 이미 2회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돌파 감염` 사례로 확인되면서 이스라엘 당국은 다시 결혼식 참석 인원, 실내 행사 등에 백신 접종자와 감염 후 회복자, 음성 확인자만 입장하게 하는 `해피배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