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코로나 일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고개를 숙였다.
김 대표는 16일 "무거운 마음으로 구단을 대표해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직접 말하지 못하고 사과문으로 대신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NC 선수들이 숙소에서 사적 모임으로 확진되고, 그 여파로 리그가 중단됐으며, 방역 당국에 혼란을 초래하고 구단이 미흡하게 대처했다고 설명하면서 "사태의 최종적인 책임은 구단주인 저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와 구단에 실망을 느끼셨을 모든 야구팬 여러분들, 다른 구단 관계자 여러분, 폭염 속에 고생하시는 방역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즐거움을 드려야 하는 야구단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김 대표는 "구단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계있는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은 결과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구단 운영 과정에서 지켜져야 할 원칙과 가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금 저희 구단을 향한 다양한 의견을 하나하나 새겨들으면서 더 좋은 구단으로 거듭 태어나 여러분의 용서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말로 사과문을 끝맺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박석민(36), 박민우(28), 이명기(34), 권희동(31)이 72경기(G)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KBO는 16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NC 구단과 방역 수칙 위반 혐의가 있는 선수 4명을 대상으로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상벌위원회는 선수 4명에게 7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천만원씩을 부과했다.
NC 구단도 제재금 1억원을 내야 한다.
NC는 144경기 중 74경기를 치렀다. 70경기만 남긴 터라, 일탈 행위로 공분을 산 NC 선수 4명을 올해 정규시즌에 뛸 수 없다.
KBO 상벌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이 엄중한 상황에서 정부의 수도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위반하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경기를 앞두고 늦은 시간까지 음주하는 등 프로선수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본분을 지키지 않는 등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한다"고 징계의 근거를 설명했다.
이어 "NC 구단은 선수단 관리 소홀로 리그 중단이라는 심각한 결과가 초래됐다. 그로 인해 리그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해 KBO 규약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따라 제재금 1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상벌위원회에는 김종문 NC 단장, 사적 모임을 한 선수 중 유일하게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박민우가 출석해 경위 진술 및 질의를 받았다.
법무법인 KCL 최원현 대표 변호사, 김재훈 변호사,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과학수사학과 김기범 교수, 법무법인 율촌 염용표 변호사, KBO 김용희 경기운영위원장 등 상벌위원 5명도 전원 참석했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 NC 선수 4명은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서울 원정 숙소에서 일반인 2명과 사적인 모임을 했다.
이중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들어 백신을 접종한 박민우를 제외한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NC와 두산 베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KBO리그는 예정보다 일주일 이른 7월 13일에 정규시즌 전반기를 종료했다.
`방역 관련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며 오랫동안 침묵하던 NC 구단은 14일에 선수들의 동의를 얻어 원정 숙소에서 사적인 모임을 한 선수 4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NC가 선수를 공개하기 전부터, 선수들의 일탈 행위는 꽤 널리 알려졌다. 여론은 들끓었고, 박석민과 박민우의 사과문이 공개된 후에도 NC 선수들과 구단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KBO 코로나19 대응 매뉴얼만 보면 처음으로 방역수칙을 위반한 선수들을 징계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KBO 상벌위원회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NC 선수들과 구단에 중징계를 내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