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 우위를 보이는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4월 3천716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한 이후 월별 기준 3개월 연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1천853억원을 순매수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는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월별 기준 첫 순매수로 지난해 12월(1조1천억원) 이후 7개월 만이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서로 다른 방향의 매매를 보인 배경으로는 미국 국채 금리의 하락 등으로 성장주가 많은 코스닥시장이 좀 더 주목을 받은 점이 꼽힌다.
지난달부터 뉴욕증시에서 성장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6.8%)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의 상승률을 앞서는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1.7%를 넘어섰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8일(현지시간) 1.3%를 밑도는 수준까지 내려간 바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닥이 대부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비싼 성장주 시장이니까 금리가 올라갈 때는 유가증권시장이 코스닥보다 유리하고 금리가 떨어질 때는 코스닥이 유가증권시장보다 유리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나스닥지수 랠리가 나오고 코스닥지수도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급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원화 약세가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결과, 환율과 연동되는 측면이 많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코스닥시장 대비 더 컸다는 설명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은 환율 동향과 많이 연동되는 상황"이라며 "바스켓 매매나 선물과 연동되는 차익 거래의 경우에는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시장보다 영향력이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나 코스피200에 관여하는 정도가 (코스닥보다)높기 때문에 환율의 연동성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조금 더 높게 나타난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