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 저축 증가로 계층 간 자산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런던 싱크탱크 리솔루션 파운데이션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영국이 300년 만에 가장 혹독한 경기 침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상위 10% 부유층 가구의 자산 가격은 4만4천파운드(7천만원) 오른 반면 하위 30% 가구의 자산 가격 증가률은 1인당 86파운드(13만원)라고 보도했다.
영국 중위 가구의 경우 자산 가격이 7800파운드(1천240만원) 올랐다.
팬데믹 기간 영국 가계 총 자산이 9천억파운드(1433조원)가량 급증했지만, 그 많은 돈이 부유층에게 돌아간 셈이다.
부동산과 주식을 가진 중산층과 부유층은 자산 가격이 올라가면서 때아닌 `팬데믹 특수`를 누렸다.
부동산 취득세가 줄어들고 재택근무에 맞는 `넓은 집`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영국 주택 가격은 지난 3월까지 1년 사이 9.9% 껑충 뛰었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팬데믹 기간 가계가 전반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린 것도 자산 양극화의 한 요인이 됐다.
반면 소득과 자산 분위가 낮은 가구는 저축을 줄이고 빚을 늘려야 했다고 연구자들이 지적했다.
잭 레슬리 리솔루션 파운데이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가계들이 락다운(봉쇄령) 기간에 가계는 소비보다 저축에 몰렸다"면서 "반면 근로 시간이 급감했는데도 집값은 계속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자산 총량은 느는데 가계 불평등은 심해지는 추세가 팬데믹 기간에도 계속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영국에서 이 같은 가계 양극화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포함된 여론 조사에서 팬데믹 이후에도 소비보다 저축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응답자의 35%에 달했다. 응답자 14%만이 팬데믹 이후 적극적으로 소비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