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고서야’ 정재영이 직장인들의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미치지 않고서야’가 각자의 방식으로 롤러코스터 같은 오피스 정글을 버텨내는 직장인들의 ‘단짠’ 생존기로 호응을 이끌고 있다. 한명전자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자 평생 개발자로 살아온 최반석(정재영 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자연스레 내리막길에 접어든 그의 모습은 언젠가 마주할 나, 혹은 우리 이웃의 모습과도 같다.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위기의 개발자 최반석의 생존기에 열띤 응원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짬바’ 다른 n년 차 베테랑에겐 답답한 현실을 시원하게 날릴 한 방도 있다. 터무니없는 인사 발령에도 일보 후퇴해 내일을 위한 빅픽처를 그리고, ‘직장 빌런’의 만행에는 똘기로 응징, 오랜 연륜으로 후배들을 다독이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여기에 무심하게 툭 내뱉는 동료, 후배들을 향한 인간적이고 진심 어린 조언은 뭉클함을 더했다. 이에 시청자들마저 ‘반며(최반석+스며들다)’들게 한 ‘불굴의 승부사’ 최반석의 위로, 생존법을 짚어봤다.
# 최반석의 웃프지만 따스한 유머코드 “내 안의 유교랜드가 살린 줄 알아”
위기의 순간마다 최반석은 남다른 유머 코드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좌절보다 힘겨운 순간을 다 함께 이겨 내고자 웃음으로 승화하는 그만의 위로법은 웃프지만 따스하다. 감원 칼바람에 살아남았지만, 절친한 동료 김영수 수석(최덕문 분)의 소식에 마음이 편치 않았던 최반석. 결국 ‘희망퇴직’ 서류를 받아들고 허탈함에 눈물짓는 그에게 자신이 제안받은 이직 자리를 넘겼다. 자신의 미래 역시 불투명한 상황. 하지만 괜찮겠냐는 동료의 물음에 대수롭지 않게 “내 안의 유교랜드가 살린 줄 알아”라며 웃어넘기는 최반석의 한 마디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녹였다. 최반석은 하드웨어 개발자에서 소프트웨어로의 직무전환을 꿈꾸고 있다. 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그림을 설계하는 그의 모습은 무모한 도전으로 비칠 뿐이다. 그럼에도 좌절보다는 “회사가 망했으면 망했지, 난 안 망해”라며 불굴의 승부사다운 뚝심을 드러내는 그의 행보에 응원이 쏟아졌다.
# “반쪽짜리” 뼈 때리는 말에도 타격감 제로…n년 차 최반석의 생존 필살기는 ‘오뚝이 정신’
치열한 오피스 정글에서 수십 년을 버텨낸 최반석의 필살기는 꾸준한 노력이다. 최반석은 불시착한 인사팀에서도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연구동으로 복귀할 날을 그리며 오늘도 최선을 다해 버티는 최반석.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직무전환의 꿈도 포기하지 않았다. 남몰래 학원까지 수강하며 소프트웨어 공부를 해온 것. 사내 실력자로 손꼽히는 신한수(김남희 분)의 존재를 알게 된 최반석은 자신이 만든 코드 리뷰를 부탁했다. 하지만 테스트하지 않으면 결국 ‘반쪽짜리 프로그래밍’이라며 평가를 받기도 전에 거부당했다. 자신이 처한 씁쓸한 현실을 자각했지만, 포기란 없다. 냉정하고 팍팍한 현실을 견뎌온 n년 차 최반석에게는 뼈 때리는 평가도 타격감 제로, 승부사 기질만 발동될 뿐이다. 기계까지 구매해 홀로 코드 테스트에 나선 최반석. 포기를 모르는 ‘오뚝이 정신’은 그를 더욱 응원케 했다. 과연 최반석은 인사팀에서 살아남아 연구동으로 복귀, 소프트웨어로 직무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최반석의 특별한 공감력…‘무심하게 툭~’ 진심 어린 조언
지금은 ‘초짜’ 인사쟁이지만, 최반석은 누구보다 개발자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인물이다. 남다른 공감력과 연륜을 무기로 앞길이 창창한 후배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조언은 가슴에 와 닿았다. 모터구동팀 유우종(양재현 분) 책임은 신입 시절 “개발자는 소속 불문하고 시스템을 꿰뚫고 있어야 실력이 는다”라는 최반석의 말에 SW 공부를 시작할 만큼, 후배들에게 최반석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강민구(이삼우 분) 팀장의 꼼수로 핵심 인재였음에도 그 실력이 가려져 있었던 유 책임. 동반 이직의 이유가 파격 조격 때문이라는 그의 말에 최반석은 “내가 보기에 넌, 강민구 아니어도 그만한 값어치는 있는 놈이거든? 갈 때 가더라도 제대로 알아보고 가”라며 진가를 짚어주며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세권(이상엽 분) 팀장에게 아이디어는 물론 TF팀 제외 소식에 속상해하는 어해미(유정래 분) 선임에게도 “깡도 없이 어떻게 직장 생활합니까? 본인 밥그릇은 본인이 챙기는 거지. 이렇게 운다고 누가 챙겨주나”라며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은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게 용기를 북돋웠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말이지만, 후배들의 노력을 누구보다 유심히 살펴보고 결정적인 순간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최반석의 모습은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미치지 않고서야’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