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인 A씨는 지난달 초 강원지역의 한 대안학교 관계자 B씨로부터 학생들에게 예술 활동을 가르쳐보겠냐는 제안을 받고서 B씨를 포함해 학교 관계자 3명과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은 순조로웠다. 문제는 그날 밤 일어났다.
늦은 밤 B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에 대한 욕심이 매우 커 보이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한 콘텐츠를 갖고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얘기를 시작했다.
B씨는 "본인과 일하면 같이 출장 다닐 일이 많고, 일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스킨십이 생길 수도 있다"며 "불미스러운 일을 피하고자 동의한다면 몇 가지 질문을 하겠다"고 말을 이었다.
이후 쏟아지는 얘기들은 A씨의 귀를 의심케 했다.
"성관계 맺은 사람이 몇 명이냐", "욕구가 강하냐", "성관계 대신 스킨십은 가능하냐", "케겔 운동은 하느냐" 등 수치심을 느낄 질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어 "A씨는 욕심은 많은데 수단과 방법을 가린다"며 "이 세상에 공짜는 없고 도움을 받으려면 원치 않는 일도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거듭된 성적 발언에 혼란을 느낀 A씨는 "지금 스폰서를 얘기하는 것이냐 물었고" B씨는 "본인은 갱년기라 건강이 안 따르고, 그럴 욕구도 없다"고 답했다.
수치심에 잠을 이루지 못한 A씨는 이후 B씨와 통화하면서 "통화 녹음을 학교 사람에게 들려줘도 될 정도로 떳떳하냐"고 묻자 그는 "그러면 본인은 죽어야 하고, 그러면 A씨 마음도 불편할 것"이라고 되려 답했다.
A씨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구인을 빙자해 절박한 취준생의 인격을 무참히 밟은 꼴"이라며 "대안학교에서 몸담은 교육자가 그런 사람이라는 게 끔찍하다"며 목소리를 떨었다.
또 "내가 그 사람의 더러운 질문에 답을 했다는 자체가 너무 수치스럽고 힘들었다"며 "이 일로 일상이 힘들어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다"고 토로했다.
A씨의 주장에 대해 B씨는 3일 "그의 동의 아래 진행한 대화였다"며 "내가 A씨에게 만남을 제안한 적이 없고 희롱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었다"며 "많이 힘들었다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