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모가만 5.6조원에 이르는 크래프톤 IPO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이 높습니다.
하지만, 공모가 산정 방식을 두고 회사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지적이 나와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유오성 기자입니다.
<기자>
매출 1.6조에 영업익 7,739억원.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이 지난해 올린 성과입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넷마블을 제치고 단숨에 국내 3위 게임 회사로 등극하게 됩니다.
이렇게 튼튼한 기초체력을 쌓은데다 중복청약 막차라는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크래프톤은 올해 IPO 시장을 달굴 대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 검색 동향을 살펴보면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난 16일, 크래프톤 검색량은 지난 1년새 최고치를 기록했고, 연관 검색어로는 상장이 가장 많이 검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35조 원으로 산정됐지만 일각에선 기업가치 산정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크래프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뜯어보면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극단값을 제외한 7개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정했는데 여기에 디즈니나 워너뮤직 등 사업구조가 다른 콘텐츠 회사도 포함시켰습니다.
기업가치 산정은 비교 기업의 PER의 평균값을 계산해 순이익에 곱하는데 디즈니의 PER은 88.8배로 게임업계 평균보다 높습니다.
게임 회사가 아닌 PER 수치가 높은 콘텐츠 기업을 포함시켜 공모가 산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박동흠 / 엔터밸류 대표 (공인회계사) : "이번에 증권신고서를 보면 엔씨소프트나 넷마블이 들어간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 전혀 상관이 없는 디즈니나 워너뮤직, 규모가 커 보이는 블리자드, 중국 플랫폼 기업 넷이지 등을 유사 기업으로 넣었습니다. 국내 단일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매출 의존도가 높아서 가뜩이나 비싸다고 생각이 드는데 (공모)가격을 매기는 부분에서 의구심이 듭니다."]
이와 반대로 게임업계 양대 산맥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잇따라 신작 게임을 출시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크래프톤은 성공작이 배틀그라운드 하나에 그친다는 점도 고평가 논란에 무게를 싣습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테라와 엘리온 등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테라의 게임 수명은 사실상 종료됐고, 엘리온 역시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여기에 직전 IPO에서 SKIET가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을 모았던 것에 비해, 이후 저조한 주가흐름을 보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따상을 노린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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