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민금융 최전선에 선 저축은행 CEO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서민금융 승부사들` 시간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의 장매튜하돈 대표는 50위권에 머무르던 저축은행을 업계 3위권 저축은행으로 우뚝 세우며 업계 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페퍼저축은행의 `폭풍 성장` 배경에는 `착한 금융`을 내세운 장 대표의 경영 전략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정호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국내 유일의 호주계 자본 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의 성장세는 매섭습니다.
장매튜하돈 대표는 50위권에서 전전하던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상호를 변경한 페퍼저축은행을 지난해 업계 3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장 대표는 미국 금융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한국에 돌아온 뒤, SC은행의 소매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금융 전문가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장 대표는 `착한 금융`을 내세우며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는데, 이는 외국계 금융자본은 이익 추구에만 몰두한다는 기존 편견을 깬 행보입니다.
2010년대 초반 법정 최고금리였던 34%대 금리가 너무 높다고 판단한 장 대표는 중금리 상품을 내세우며 시장을 선도했습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 1금융권에선 그때 대출금리가 높아야 7~8%인데 한 자리대에서 30%로 가는 건 점프가 너무 크다고 생각해서…]
또 오는 7월부터 최고금리가 20%로 낮춰지는 가운데 법령대로라면 2018년 11월까지의 기존 대출 건에 대해서만 대출금리를 낮춰도 되지만,
장 대표는 이전 대출 건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를 소급적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의 `착한 금융`은 ESG 경영의 일환인 녹색 금융으로도 나타났습니다.
페퍼저축은행은 친환경 차를 담보로 대출할 경우 금리의 최대 4%를 감면해주는 상품을 출시해 150억 원 규모의 실적을 올렸고, 친환경 모기지 상품도 매월 30억 원대의 실적을 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착한 금융` 행보가 단기 실적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효율적인 경영 전략이라고 분석합니다.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단순히 재무적인 성과 뿐만 아니라 ESG가 기존의 재무적인 성과와 연계해서 추가적인 성과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그것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높임으로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이 같은 장 대표의 `착한 금융` 행보와 상반되는 오너리스크도 상존하는 상황.
장 대표는 지난 2013년 페퍼 그룹 차원에서 자녀학자금을 받았지만, 2016년 다시 한번 6,600만 원 상당의 자녀학자금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장 대표 측은 오해에서 발생한 일이며 받은 돈은 모두 환수했다고 해명했지만, 올해 들어 저축은행 대표가 금감원 제재를 받은 것은 장 대표가 유일합니다.
파죽지세로 성장하며 업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페퍼저축은행. 다만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 쇄신부터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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