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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불편했던 기사, 어린이보험 활용법 [슬기로운 금융생활]

'학교폭력·학대' 피해 관련 특약 확인 필요
어린이집이 가입한 보험과 이중 보장 가능
법률 비용은 부모 가입 보험서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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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이번 기사는 첫 줄만 작성했는데도 가슴이 메어집니다. 최근 엄청난 학대로 10살 조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모와 이모부의 만행이 드러났습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두 눈에 멍이 든 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이 영상은 실제 한 아이의 엄마인 제 가슴에 박혀 가시처럼 저를 찌릅니다. 물론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부모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끔찍한 사건이겠죠.

사실 이번 주 `슬기로운 금융생활` 주제를 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융서비스 활용법과 함께 취재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드리는 게 주 목적인데, 자칫 광고로 오인할 수 있어 주제 선정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있어도 활용 못 하는` 분들의 현명한 금융생활을 위해, 그리고 혹시라도 앞으로 필요로 하실 분들을 위해 이번 주는 어린이보험 활용법을 다루기로 했습니다.

◆ 아이들, 더 이상 소외계층이 아니다

사실 그 동안 금융권에서 아이들은 소외계층에 해당됐습니다. 경제활동을 하는 계층이 아닌데다, 통제가 쉽지 않아 사건·사고가 다량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한 자녀 가구가 늘면서 아이에 대한 투자 여력이 커지고, 여기에 아동학대까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금융권도 아이들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사건 중 하나는 어린이집 학대입니다. 과연 교사의 자격이 있는 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이를 공격하는 모습은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동학대에 이어 수법이 교묘해지는 학교 폭력까지. 아이를 다치게 할 수 있는 요인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이를 둘러싼 다양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입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 바로 어린이보험입니다. 최근 어린이보험은 필수적인 출산준비물로까지 꼽히고 있어, 어머니들이 이미 임신 중에서부터 태아보험 형태로 미리 가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입하고 있는 `어린이버전 실손보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진화하는 어린이보험…특약도 천차만별

어린이보험의 특약 변화만 봐도 사회적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최근 어린이보험은 산모 고령화 추세에 맞춰 그간 면책사유였던 고위험산모를 위한 보장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바로 아동학대 피해입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어린이보험에는 아동학대 피해에 대한 민사소송 변호사선임비, 학대 피해에 대한 위로금, 학교폭력 피해와 이에 대한 정신적 치료비용까지 보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만큼 관련 사고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다양해지는 특약들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일부 어린이보험에는 `강력범죄 폭력사고위로금` 또는 `강력범죄상해치료비`, `일상생활 폭력상해 특약` 등이 포함돼 있어 관련 사고에 대해 보험으로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 가입한 보험이 조금 오래 된 보험이라 위에서 언급한 보장내역들이 없다? 그렇다해도 어린이보험은 2018년 이전에는 대부분 실손과 같이 묶어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아이의 상해 관련 치료는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피해라면 어린이집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어린이집안전공제회를 통해 1차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CCTV 확인 후 귀책사유를 따지고, 학대의심 정황 등을 통한 신고 과정들을 거치려면 시일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우선 우리 아이의 상처가 시급하니 치료를 받으시고, 추후 어린이집이 자체적으로 가입한 보험은 물론 개인이 가입한 어린이보험 두 곳에서 모두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후 법적책임과 처벌 등의 문제는 순차적으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 정신적 피해는 까다롭게 살펴봐야

아이의 신체적 피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부분, 바로 정신적 피해입니다. 학대 또는 학교폭력으로 인한 신체적 치료가 이뤄져도 정신적 치료가 병행되지 않으면 아이에게는 마음의 상처가 남게 됩니다.

대표적인 보장 대상은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공황장애 등이 있는데 이는 보험사마다 다릅니다. 이 역시 최근 출시된 일부 어린이보험에는 특약이 포함된 경우가 있지만, 이를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정신적 질환에 대해 보장하는 항목이 있더라도 이 경우 선천적 질환이나 정신적 장애 진단을 받은 경우에 대해서만 보장할 수 있으니 약관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치료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보장여부도 달라집니다. 학대나 학교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치료를 보장하나 `의료기관`으로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언어치료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같은 언어치료라도 의료기관인 병원은 가능하고 사설 치료센터의 경우 보험으로 보장이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 역시도 체크 대상입니다.

◆ 법률비용 담보를 찾아라

사실 학대나 폭력 문제는 단순하게 처리되기보다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아이의 병원비와 더불어 소송비용 부담까지 발생하겠죠. 최근 출시된 일부 어린이보험에는 `아동학대에 대한 민사소송 비용`이라고 명확하게 명시해 보장하는 특약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담보가 없는 어린이보험도 많습니다. 가입된 어린이보험 특약을 열심히 살펴봤지만 법률 관련 비용 특약이 없다? 새로 가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두 번째 방법이 있습니다.

아이가 아닌 본인 또는 배우자의 보험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흔히 성인들이 가입하는 종합보험 중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이 있을 경우 이를 통해 소송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미성년자라면 당연히 소송 주체는 보호자가 되는 만큼, 보호자 명의로 돼 있는 법률비용 담보로 민사소송 관련 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 슬기로운 TIP

모든 어린이보험에는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사망보험금`이 없다는 점입니다. 법적으로 15세 미만 어린이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모두 무효로 규정돼 있습니다. 왜 사망보험금이 없는지 현직 설계사에게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부모가 보험금을 노리고 아이를 죽일 수 있잖아요" 였습니다.

이번 슬기로운 금융생활에서 다룬 내용은 어린이보험에 가입 중이신 부모님들이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관련 특약을 활용하실 수 있도록 알려드렸습니다. 내 아이가 다친 것도 속상한데, 금전적인 문제로 더 속이 상하는 일을 막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작성 내내 마음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피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보험을 통해 받을 수는 있지만,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오늘의 가장 중요한 슬기로운 TIP은 내 아이에게, 주변의 아이들에게 조금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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