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한 가운데 소비 부진도 완화됨에 따라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7일 펴낸 KDI 경제동향 6월호에서 이같이 밝혔다. 5월호에 이어 6월호에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회복`이라는 표현이 실렸다.
KDI는 "세계 경기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상품수출은 대다수 품목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견실한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5월 수출은 전월(41.2%)에 이어 45.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높은 수출 증가율에는 작년 5월 전 세계 주요국의 봉쇄조치로 수출이 급감(-23.7%)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년의 기저효과가 배제된 계절조정 전월대비 일평균 수출액(6.8%)도 큰 폭으로 증가해 수출의 개선 흐름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4월 설비투자는 전월(9.5%)보다 높은 16.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13.9%→23.9%)는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24.4%→43.6%)와 일반기계류(16.9%→34.2%)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KDI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글로벌 원자재와 중간재 수급 불균형은 향후 경기 회복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있다"며 "차량용 반도체와 철강 등 건설자재의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제조업과 건설업생산이 일시적으로 제약될 가능성있다"고 분석했다.
5월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6.3 달러 폭등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월에 비해 상승 폭(1.1%→1.2%)이 소폭 늘었다.
아울러 KDI는 "소비심리가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민간소비의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소매판매액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대면서비스업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월(2.3%)보다 0.3%p 높은 2.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의 상승 폭의 확대는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한 석유류 가격의 기여도(0.52%p→0.83%p)의 확대가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생산측면에서 차량과 건설 공급망차질에 생기면서 생산이 위축될 수 있는 위험요인이 있고,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한 공산물과 석유류 부분이 앞으로도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