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명한 소비를 위한 지침서,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신선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했습니까?
<기자>
먼저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앵커>
샤넬 지갑하고 나이키 운동화네요?
<기자>
네, 그냥 흔히 우리가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 같은 곳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샤넬 지갑과 나이키 운동화입니다.
이렇게 판매된 샤넬 지갑은 시리얼 넘버도 찍혀 있고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건 위조품입니다. 샤넬 브랜드가 사용하는 가죽을 쓰기 때문에 진짜와 구별이 쉽지가 않죠.
나이키 운동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사진에 나온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지금 사진에서 보시는 것 같은 가품이 날아옵니다.
마감처리 박음질도 엉성하고 누가봐도 진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요즘 소비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는 `온라인 짝퉁`에 대한 소식 준비했습니다.
<앵커>
앞서 사진들을 보니까 정말 일반 소비자라면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짝퉁하면 원래 오프라인 시장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 하는 장면이 생각나는데,
오늘 신기자가 다룰 만큼 이 온라인 짝퉁 시장이 정말 그렇게 심각합니까?
<기자>
상당히 심각하고, 최근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조상품 신고(1만6,935건)가 1년 전(6,864건)과 비교해 246%, 2.5배 가량 증가했는데요.
온라인 짝퉁 거래가 급격하게 늘어난 영향이 큽니다. 2019년까지 5년 간 3천~6천 건 대에 불과하던 온라인 짝퉁 신고가 지난해에는 1만 6천건을 훌쩍 뛰어 넘습니다.
이렇다보니 지난해 위조상품 신고 중 99%가 온라인입니다. 거의 대부분이죠.
전반적으로 온라인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짝퉁이 이렇게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어떻게 믿고 구매해야할지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짝퉁이 온라인 시장에서 현재 어떤 형태로 유통이 되고 있죠?
<기자>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게 아니고 정말 대놓고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여러분이 잘 아시는 쿠팡입니다.
진품으로 생각되는 샤넬 가방 상품 바로 옆에 짝퉁인 샤넬 스타일의 가방이 뜨는 식입니다.
이런 경우는 가격이 너무 저렴해 누가봐도 짝퉁이란 걸 알 수 있지만, 진품 사진에 가격도 비슷하게 올려 판매하는 업자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고가의 명품만 짝퉁이 판치는 게 아닙니다. 전자제품부터 의류, 골프채까지 다양한데요.
심지어 짝퉁 피해자가 고객센터에 연락해 환불까지 받았지만, 판매업자는 여전히 쿠팡에서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상 관리가 안되고 있는 건데, 소비자 피해에 나몰라라 하는 거 아닙니까?
<기자>
쿠팡은 100여명의 전담조직을 통해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항변합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기술로 상품 가격과 이미지를 분석해 진품 여부도 판별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 판매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특성상 외부 판매자가 임의로 등록하는 위조 상품을 일일이 걸러내긴 어렵다는 건데요.
쿠팡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할 수 있는 방법이 짝퉁 제품이 사이트에 올라왔을 때 빨리 파악해서 내리는 후조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다른 오픈마켓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쿠팡이 유독 더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허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쿠팡에서 적발된 위조 상품은 7,128건입니다.
▲G마켓 251건 ▲11번가 250건 ▲인터파크 246건 ▲옥션 199건 등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앵커>
우리가 흔히 아는 플랫폼에서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상당히 충격적인데,
이렇게 오픈마켓 말고도 SNS를 통해서 짝퉁거래가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기자>
`레플리카`라는 이름으로 SNS 등에서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레플리카` 또는 `레플`만 검색해봐도 가방과 시계, 의류 등 다양한 짝퉁 제품이 쏟아지는데요.
게시물만 530만개가 넘습니다.
<앵커>
레플리카요? 그게 무슨 의미죠?
<기자>
레플리카란 복제품을 의미하는데 특정 제품을 모방해 디자인을 같게 제작한 제품을 일컫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짝퉁`, `이미테이션` 등의 용어를 좀 더 있어보이게 `레플리카`라는 단어로 포장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 가짜 명품 사진 밑에는 `1:1급`, `미러급` 같은 은어가 적혀 있는데요.
거울에 비춘 듯 똑같게 만들었다는 뜻의 미러급,
한명이 한제품을 맡아 수공으로 만들었다는 1:1급은 `SA급(스페셜 에이)`을 뜻하는 이들 업계의 용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온라인에서 버젓이 이렇게 짝퉁들이 팔려나가고 있는데,
왜 처벌이나 규제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겁니까?
<기자>
적발이 돼도 다른 사업자명으로 재등록해 판매를 하니 단속하기에도 쉽지 않은데,
솜방망이에 불과한 법적 처벌도 문제입니다.
상표법 제230조에 짝퉁을 제조·판매하면 7년 이하의 징역형,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요.
짝퉁 제조·판매로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짝퉁 판매업자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또 SNS 같은 경우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짝퉁 거래가 많습니다.
인스타는 사진 게시물을 중심으로 해시태그나 짧은 글 등을 올리는 방식이잖아요.
판매할 제품 사진을 올리기가 쉬운데다, 개인 대 개인 간 거래라 단속도 어렵습니다.
개인 글을 통해 제품을 알리고 다이렉트 메시지(DM)나 카톡으로 상담한 뒤 결제를 해 거래 내역이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앵커>
오픈마켓같은 경우 당장 저런 피해들을 소비자들이 호소를 한다면 개선에 나서야 사랑받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짝퉁 거래가 문제가 되자 소비자 피해 구제책을 만들긴 했습니다만 이 또한 변변치 않습니다.
짝퉁이 판매된다해도 오픈마켓은 판매업자가 아닌 중개업자라 처벌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쿠팡은 공식적으로는 위조품 보상제마저 없었습니다.
로켓상품의 경우, 이유불문 구입 후 30일 이내 100% 무료반품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확연히 다르죠.
11번가 또한 제휴 브랜드와 아닌 경우, 보상에 차이가 있고요.
G마켓과 옥션도 명품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해서만 따로 `위조품 보상제`에 대해 공지해 둔 정도입니다.
<앵커>
결국 제대로 된 규제나 정책이 나와주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조심을 하는 수밖에 없겠는데 어떻게 대응하면 될까요?
<기자>
비싼 물건을 사거나, 가품 위험이 있는 물건을 사야할 경우 판매 이력이 적은 분들은 피하는게 답입니다.
아무래도 판매 이력이 오래됐다는 얘기는, 그 동안 큰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거든요.
따라서 구매할 때는 최대한 리뷰를 많이 보고, 판매자 정보도 확인해야 합니다.
업계 관계자 인터뷰 들어보시죠.
[유통업계 관계자 : 가품 판매를 했던 나쁜 판매자는 계속해서 아이디를 바꿉니다. 사업자등록도 블랙리스트가 있어서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하지만 서류상으로 획득하는 부분이 있어서 정보를 바꿔가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팔고 그래서 리뷰도 많고 Q&A 답변도 성실한 판매자인지 확인해야합니다.]
하지만 SNS에선 판매자들의 의도를 알면서도 일부러 `짝퉁`을 구매하는 일도 많은데요.
로고가 박힌 짝퉁 구매는 엄연한 불법이란 점, 그리고 중국의 `짝퉁 시장`을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단 사실도 알아두셔야 하겠습니다.
중국을 `짝퉁의 나라`라고 비난하는데요. 구매한 짝퉁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들어오고 있는겁니다.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진 만큼 소비의 격도 같이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네 신기자 잘들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