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앱을 통한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백신 예약서비스 첫날, `남아있다고 안내됐지만 실제로는 남아있지 않은 백신` 때문에 전국에서 혼선이 이어졌다.
잔여백신 접종 예약서비스가 시작된 27일 오후, 직장인 이모(44)씨는 네이버를 통해 잔여백신을 검색하던 중 경기도 고양시의 한 의원에 백신 7개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약 버튼을 눌렀더니 `○○○님, 잔여백신 당일 예약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확인 공지가 떴고, 병원 주소와 전화번호, 접종할 백신의 종류, 접종 종료시간도 안내됐다.
잔여백신 접종을 고대했던 이씨는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으나, 택시를 타기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 전화를 걸었다가 해당 의원에는 본인을 위한 백신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씨는 "계속 통화 중이다가 전화가 연결됐는데, 직원이 `백신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데 예약을 했다는 전화가 계속 걸려온다`면서 올 필요가 없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잔여백신 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는 네이버·카카오로 당일 예약을 할 수 없다고 하던데 `예약취소 메시지`도 오지 않아서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실제 남아 있지 않은 잔여백신을 예약할 사례는 전국에서 상당수 발생했다.
서비스 첫날이다 보니 일선 의료기관에서 잔여백신 수량을 시스템에 제대로 입력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파악됐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 관계자는 "잔여백신이 없는데도 예약이 됐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며 "의료기관에서 시스템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일 사전예약자 중 누가 오고, 누가 오지 않을지 대략 확인을 한 후 잔여백신 수량을 입력하고 이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도 해야 하는데, 잔여량을 어림잡아 미리 입력해놓고 수정하지 않아 당일 예약을 취소하는 혼란이 빚어졌다"며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으면 접종 희망자들이 곤란해진다는 안내를 계속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의료기관에 당일예약 시스템 사용법을 안내하는 공문을 준비 중이며,해당 시스템에도 안내문을 표출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온라인으로 인근 병·의원에서 발생한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백신을 조회하고 당일 예약까지 마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날부터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기능 보강을 거쳐 내달 9일부터는 정식으로 운영한다.
이날 서울 등 대부분 지역에서는 잔여백신을 구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해외여행 등을 염두에 둔 젊은층의 수요가 컸던 터라 백신이 당일예약 시스템에 올라오자마자 동이 났고, 백신이 남을 경우를 대비해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예비명단`에도 대기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