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와 관련한 기존 강경 노선을 지켜오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보다 완화된 입장을 내비쳤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6일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1`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9월까지 신고를 마친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은 자연스럽게 보호가 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가상 화폐 가격 변동은 우리가 보호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이야기했다"면서도 "다만 보호라는 게 여러 개념이 있는데 고객이 맡긴 돈이 보호되느냐는 측면과 관련해서는 지난 3월부터 개정 특금법이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25일부터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이하 특금법)에는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들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해야 운영·영업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운영 중인 거래소들은 6개월의 유예 기간이 부여돼, 오는 9월까지 실명 계좌 제휴 등 요건을 갖춰 신고해야 한다.
은 위원장은 "신고된 거래소에 고객이 돈을 넣으면 그 돈을 빼갈 수 없게 다 분리가 된다"며 "틀 안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투자 자금이 보호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은 위원장은 지난 4월 국회에 출석해 "(가상자산에) 사람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야 된다 생각하지 않는다"며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난번 국회에서 말씀 드렸던 것은 투자자들 자신이 거래하는 업소가 어떤 상태인가를 알고 조금 더 안전 한 곳으로 옮겨주십사 했던 것"이라며 "국회에서는 짧은 시간에 말하다 보니 그렇게 이야기가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이야기의 맥락 역시 법이 개정이 됐으니 법에 따라서 거래를 하시라, 국민 여러분도 법에 따라 거래를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