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실손보험 가입하신 분들 중, 진료 후 보험금을 청구하려고 하면 이것 저것 필요한 서류들이 많아 병원을 수 차례 방문하신 경험들 있을 겁니다.
서류 없이도 전산으로 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하면 좋은 데, 아직 이 시스템이 제도화 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편함 해소에 보험업계의 핀테크들, 일명 `인슈어테크`들이 나섰는데요. 정호진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병원 진료를 받은 뒤 병원 이름과 진료내역을 앱에 입력하면 서류가 없어도 실손보험금이 청구됩니다.
최근 인슈어테크 기업들이 내놓고 있는 실손보험 간편 청구 서비스입니다.
업체들이 소비자의 요청을 받으면 병원에서 진료 기록 등을 받아 보험회사에 전달하는 형태입니다.
[김동헌/지앤넷 대표: 쉽게 생각하시면 택배회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데이터가 나가는 병원에서 암호화를 하고 그 데이터가 보험사에서 복호화처리가 되는 방법으로 해서 개인의 민감한 정보는 저희 회사조차도 볼 수가 없고…]
약 3,500만 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는데 정작 보험금을 받는 과정 등이 복잡해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실제로 가입자의 절반 가까이가 실손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는데, 절차 상의 문제로 포기했다는 응답이 약 70%에 달했습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수고를 덜기 위해 인슈어테크 업체들이 직접 나서 실손 청구를 대행해주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올 상반기 집중 과제로 선정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보험소비자가 병원을 다녀오기만 하면 진료 내용이 전산으로 보험사에 전달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제3기관이 이 과정을 중개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소비자단체는 법제화를 통해 보험 소비자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강성경 / 소비자와함께 사무총장: 소비자 관점에서 이것(입법화)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거에요. 그런데 이게 많이 무시돼 왔고…]
하지만 개인정보 남용과 행정비용 전가, 비급여 통제 등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이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지규열 /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국민의 편의를 위해서 의사집단이나 병원에 강제하듯이 `니들이 좀 해라`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우리도 그것(청구 간소화)에 대해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 인프라를 우리에게 강제하지 않으면…]
이미 소비자 불편을 인지한 민간에서 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
업권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부작용은 줄이고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 제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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