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AZ) 등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5월 백신 접종 계획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4월에도 `백신 보릿고개`라고 불리울 만큼 백신 수급이 원할하지 않은 상황에서 300만명 접종 목표를 무리하게 맞추다가 빚어진 사태라는 지적이다.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경우 지금까지 211만 7,000회분이 도입돼 2일 0시 기준 31만 5,133회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 후 3주 후 2차 접종을 해야 한다.
이 날까지 156만5,865명이 1차 접종을 마쳤고, 23만6,002명이 2차 접종을 했다.
132만명이 2차 접종을 앞두고 있지만, 남아있는 재고로는 화이자 2차 접종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5월에 도입되는 화이자 코로나백신도 2차 접종을 위해 적어도 123만 도즈를 비축해 두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전국 접종센터 257곳 중 상당수가 지난달 30일 이후 1차 접종 예약을 받지 않거나 예약 인원을 최소화하고 있다.
AZ 백신 수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국제 백신공동구매기구 ‘코백스 퍼실리티’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 공급된 AZ 백신은 200만 6,000회분이다.
2일 0시 기준 182만 9,239명이 1차 접종을 마쳐, 단순 계산으로는 현재 17만 6,761회분이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3일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현재 AZ 백신 34만 5,000회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산 최소 잔여형 주사기(LDS)를 사용한 덕분에 백신 사용량을 10%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게 추진단의 설명이다.
LDS로 접종 인원을 20%까지 최대한 늘린다고 가정해도, 남게 되는 물량은 21만1,890회분이다.
하루 10만 명가량이 백신을 맞는 속도를 고려하면 이틀이면 모두 소진되는 분량이다.
백신이 부족한 가운데, AZ 신규 접종 대상자는 이달 확대된다.
정부의 2분기 접종계획에 따르면 65~74세 고령자 494만 3,000명이 이달 백신을 맞기 시작한다.
6월에 접종을 시작하려던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직원,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의 접종 일정도 정부가 기존 6월에서 5월로 앞당겨졌다.
이 뿐 아니라 지난 2월 26일 AZ 접종 개시 이후 2차 주기(11~12주)가 돌아와 오는 14일 2차 접종이 시작된다.
다음 달 말까지 약 100만명이 2차 접종해야해 접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백신 2차 비축분을 1차 접종에 당겨쓰지 않겠다고 했지만, 4월까지 300만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2차 접종분을 당겨 써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른바 `백신 돌려막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 달부터 화이자 백신 175만회분이 4주에 걸쳐 나눠 들어올 예정이고, 6월 354만7,000회분이 추가로 도입될 계획이어서 일정대로라면 하면 6월까지 모두 약 562만회가 국내에 들어온다.
그러나 구체적 도입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AZ 백신도 6월까지 총 866만8,000회분이 도입되기로 돼 있지만, 역시 구체적인 공급 일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3일 오후 5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브리핑을 연다.
이 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참석해 2분기 접종 계획 변경 사항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