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앞날을 경고하는 신호음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은 주춤하는 사이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2위의 반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오전 8시40분 현재(한국시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26% 내린 5만347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에 비해 이더리움은 0.72% 오른 275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한때 2800달러 선을 넘기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29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최근 일주일 상승률을 보면 차이가 보다 뚜렷하다. 이더리움은 13.20% 치솟은데 비해 비트코인은 2.60%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의 시총 격차도 크게 좁혀 나가고 있다. 비트코인 시총은 한때 1조 달러 아래까지 떨어지며 9900억 달러대였지만 현재는 1조 달러를 다시 회복했다. 이더리움의 시총은 3190억 가량으로 비트코인의 3분의 1 수준이다.
각종 호재들이 이더리움 가격을 끌어올렸다.
28일 유럽투자은행(EIB)이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상 첫 2년 만기의 `디지털 채권`을 1억 유로어치 발행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채권은 골드만삭스와 산탄데르, 소시에테제너럴 등 대규모 투자은행들이 관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이 주류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는 게 CNBC의 분석이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이더리움은 10% 가까이 급등해 2700달러에 근접했다. 이어 29일에도 2800달러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또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오는 6월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 마켓을 연다고 발표한 점도 이더리움에 반가운 소식이다. 많은 NFT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다. NFT 마켓은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과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동시에 지원해, 이용자들은 바이낸스 지갑 계정에서 이더리움 NFT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스가 이번 주 초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이더리움 펀드와 투자 상품은 3400만 달러를 끌어모은 반면 비트코인 펀드는 21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코인셰어스의 멜템 데미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투자자로 유명한 리얼비전 그룹의 라울 팔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트위터를 통해 "자신은 비트코인 강세론자이긴 하지만 (수수료를 낮추고 성능을 개선해) 이더리움이 2.0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더 나은 자산 할당처"라며 향후 이더리움 강세를 예견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제프커리(Jeff Currie) 원자재 리서치 총괄담당은 "과다한 전기소모에 따른 환경적 영향과 실제 화폐로 사용되는 사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더 잘 설계된 다른 가상화폐에 자리를 내어줄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