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휴일에도 집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단지를 고를 때 이른바 `슬세권`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집 가까이서 여러 가지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 기존 단지 매매시장은 물론이고 신규 아파트 및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 시에도 단지 인근 상권을 따져보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슬세권은 `슬리퍼`와 입지적으로 특정 시설 및 장소와 인접한 장점을 부각하기 위한 표현인 `~세권`을 더한 신조어이다. 즉, 슬리퍼를 신은 차림으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집 가까이에 여가·편의시설이 다양하게 조성돼 있는 `주거 권역`을 의미한다. 단지 인근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입주민의 주거만족도가 높고 환금성이 좋다. 부동산시장에서 고전적인 흥행 요인이었던 역세권 및 숲세권 등에 이어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와 맞물려 부상 중이다.
실제 인근에 편의시설이 밀집한 단지는 높은 가격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역 시세를 이끌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에 위치한 `평택 용이 푸르지오 2차`(2010년 7월 입주)는 전용 84㎡ 기준 2019년 2억6,000만원(17층)에서 3억9,900만원으로 1억3,000만원 이상 올랐다. 평택의 대표 도시개발지구 중 하나인 용이?용죽지구의 발달된 인프라 및 스타필드 안성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슬세권 단지는 청약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1순위 청약경쟁률 1위(평균 558.0대 1)를 차지한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힐스테이트 남천역 더퍼스트`(2023년 12월 입주예정)는 부산 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수영구 핵심지역에 위치한 만큼 주변 인프라가 풍부하다. 부경대앞 쇼핑거리, 메가마트, 롯데하이마트(남천점) 등 상업시설도 가까이 있으며 지상 1~2층에 3572㎡ 규모의 단지 내 상업시설이 조성돼 입주민들은 더욱 편리한 상업 인프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뒤를 이어 2위에 오른 서울 강동구 상일동의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2022년 2월 입주예정)은 1순위 청약결과 평균 53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00가구에 불과한데다 대형 브랜드 건설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았으나 입지에 주목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분양 흥행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요인으로 강동아트센터, 이마트 명일점, 경희대병원, 명일근린공원 등 구도심인 명일동 상권과 고덕평생학습관, 온조대왕문화체육관 등의 편의시설을 걸어서 이용 가능한 입지라는 점이 꼽혔다.
이 가운데 슬세권을 갖춘 신규 단지가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어 소개한다. 현대건설은 4월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366-7번지 일원에서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장안 센트럴`을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20층, 전용면적 38~78㎡ 총 369실 규모로 이뤄진다. 전용 38~59㎡ 타입별 일부 세대에는 복층구조가 적용돼 개방감과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
주요 도심권역인 장안동에서도 메인 상업지역 중심에 위치한 만큼 주변으로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다. 도보권 내 복합쇼핑몰 아트몰링 장안점 및 롯데시네마 장안점 등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삼육서울병원, 홈플러스 동대문점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상업시설 `힐스에비뉴 장안 센트럴`도 동시에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층, 총 85개 점포로 구성되며, 이미 활성화된 동대문구 장안동 중심상권에 들어서게 된다. 장안동 사거리를 중심으로 △주거단지상권 △오피스텔상권 △맛의거리상권 등이 조성돼 있으며, 특히 `장안동 맛의 거리`와 맞닿은 연계선상에 들어설 전망으로 기존 상권 유동인구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