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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적시점] 취업문 보다 더 좁은 은행 대출문...청년 대출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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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적시점] 취업문 보다 더 좁은 은행 대출문...청년 대출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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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30세대의 경제생활을 엿볼 수 있는 MZ적시점입니다.

어린이나 영유아를 동반한 고객을 받지 않는 가게들을 이른바 `노키즈존`이라고 하는데요.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도 `노청년존`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재직기간이 짧고, 신용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청년들의 일 금융권 신용대출 문턱이 높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을 정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1월 인공지능 개발업체에 취업한 27살 추민우씨. 아직 대학 근처 자취방에 살고 있는 추씨는 직장 근처 빌라에 전세를 얻으려던 계획을 미뤄야 했습니다.

아직 모아둔 돈이 없는 추씨는 2억 원의 전세 보증금 중 80%는 전세자금대출로, 나머지 20%인 4천만 원 가량은 신용대출을 받아 충당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평균 연봉 5천만 원이 넘는 개발자 직군에 취업했음에도 재직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은행 신용대출이 거절된 겁니다.

[추민우 / 서울 마포구 :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면 상관이 없지만 저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데, 모아둔 돈이 그만큼 없으니까…]

국내 시중은행 대표 신용대출 상품들은 6개월에서 1년 넘게 재직한 이들만 받을 수 있어, 재직기간이 짧은 사회초년생들은 이용이 어렵습니다.

짧은 재직기간 탓에 시중은행 대출을 거절당한 추씨는 정부의 청년 대출지원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대표적 청년 지원 제도인 `햇살론 유스`는 만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3~4%대의 비교적 저금리에 돈을 빌려주는데, 계약 연봉 3,500만원이 넘어가면 신청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연소득이 3,500만 원보다 적어 기본 지원조건에 충족하더라도 신용점수 등을 이유로 내부 심사를 통해 거절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 : 내부 CSS 등급 체계가 있어서 신용평가 모형을 돌리는데 그 지점에서 아마 탈락하시는 분들은 꽤 있을 겁니다.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정책 금융과 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사회 초년생들은 비교적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20대 청년들의 마이너스 대출은 전년 대비 3.4%가량 늘었는데, 1금융권에 비해 2금융권을 이용하는 비중이 더욱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 : (1금융권의 신용대출이 가능한 신용점수 마지노선이) 옛날 등급으로 보면 5등급 초반까지 올라왔을 겁니다. 보통 사회 초년생이 6등급 정도입니다. 그러면 이제 2금융권으로 밀려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2금융권 대출은 1금융권과 비교하면 금리가 높고, 신용점수가 하락하는 원인이 됩니다. 한 번 떨어진 신용점수를 올리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1금융권 금리보다 비싼 대출을 받아야만 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입니다.

오는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지만,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금리는 고신용자의 시중은행 대출 금리에 비해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 이상 높습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출발선부터 높은 이자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고 시작해야 하는 겁니다.

[한영섭 / 세상을 바꾸는 금융연구소 소장 : 사회정책으로 풀 영역이 있을 것이고 금융으로 풀어야 될 요소가 있는데 상당부분 금융화된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가정책에서는 서민금융정책들을 늘리는 부분과 함께 사회정책들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신용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또 오히려 연봉이 높다는 이유로 많은 청년들이 대출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취업문 뚫기보다 은행 대출문 뚫기가 어렵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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