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개시한 지 1년 만에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에서는 현재 CFD 신규 계좌 개설이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기존 고객은 계속 이용할 수 있다.
CFD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고도 증권사를 통해 매수 금액과 매도 금액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이다. 약간의 증거금만 넣고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종목에 따라 최대 10배의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거래 방식인 만큼 전문투자자만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2019년 11월 전문투자자 등록 요건이 완화되고, 실제주식 소유주는 투자 자금을 운용하는 외국계 증권사인 까닭에 세금 회피 수단으로 떠오르며 수요가 늘었다.
이에 교보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만 제공하던 CFD 서비스를 다른 증권사들도 앞다퉈 시작했고,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월 말부터 개시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도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신한금투만 유일하게 신규 고객을 유치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저조한 거래 실적을 서비스 중단의 배경으로 본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신한금융투자에 개설된 CFD 계좌수는 9개에 불과하다. 계좌 잔액도 194억원으로 CFD 전체 잔액(4조379억원)의 약 0.5%에 그친다.
상품 특성을 감안하면 고객 풀(Pool) 관리가 미흡했을 것이라는 업계 전언이다. 비록 진입 문턱이 낮아지긴 했지만 주식처럼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닌 까닭에 기존 고객이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자사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했는데 다른 증권사 고객이 옮겨올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 같은 온라인 특화 증권사가 아닌 이상 CFD는 기존 고객이 곧 신규 가입자"라며 "투자 위험이 높기 때문에 현금을 많이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에게 적합한 거래 방식인 만큼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 왔다"고 귀띔했다.
이달 들어 세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기존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대형사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신한금투는 여전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시장 상황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시점을 명시할 수는 없지만 일부 고객들의 요청이 있는 만큼 시스템을 정비한 뒤 신규 고객 모집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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