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숨진 구미 3세 여아의 친모인 석모(48)씨의 남편이 아내의 출산 여부를 부인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19일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과 관련, 신생아 바꿔치기와 관련한 미스터리를 집중 조명했다. 이 사건은 아이를 빈집에 놔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김모(22)씨에 대한 수사 과정 중 친모가 김씨가 아닌 석씨란 점이 확인돼 수사가 미궁속으로 빠진 상태다. 석씨는 출산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며, 만약 출산이 사실이라면 사라진 김씨의 딸의 행방 여부까지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나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남편 김모 씨는 숨진 딸 보람 양이 태어나기 한 달 반 전 찍은 사진이라며 석씨의 모습을 공개했다. 김씨는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았다는데, 만삭의 모습이 아니지 않냐"며 "집사람이 몸에 열이 많아 집에서 거의 민소매를 입고 있는데, 내가 임신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죽고 싶은 심정이다. 집사람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제발 언론에 퍼트려서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하겠나"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석씨는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 "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라며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진짜로 결백하다. 나는 결단코 아이를 낳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경찰은 석씨 의료기관 진료 자료를 분석했지만, 산부인과에서 임신 관련 진찰을 받은 기록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잘못될 리는 없다는 경찰이다. 여아의 사체에서 각기 다른 세 개의 샘플로 3회에 걸쳐 검사를 진행했고, 석씨의 요청으로 다시 이뤄진 총 네 번의 DNA 검사에서 모두 동일한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한편, 방송은 석씨 모녀의 관계에 주목했다. 김씨는 사춘기 이후 방황하며 가출을 반복하는 등 석씨와의 관계가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 의 전 남편은 "(아내가 아이를 낳자) 장모님이 본인 아이처럼 정말 좋아하셨다. 아이 온다고 집도 구청소해주고, 돌잡이도 장모님 댁에서 했다"며 김씨의 출산 이후 모녀 관계가 돈독해졌다고 설명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굉장한 유대관계를 가진 가족이라기보다는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아주 먼 거리를 가진 고립된 가족일 것으로 보인다. 딸이 낳은 손녀보다 자신이 낳은 딸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판단을 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17일 석씨가 시신을 유기하려고 한 혐의를 인정해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유기 미수 혐의로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또 숨진 여아의 친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아가 태어난 3년 전 석씨 통화기록을 확인해 택배기사까지 포함한 남성 10∼20명의 유전자(DNA)를 검사했다.
(사진=연합뉴스/SB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