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시절 후배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축구선수 기성용(FC서울)이 전날(16일) 방영된 `PD수첩`에서 폭로자 D씨의 음성 파일에 대해 "편향된 시작을 제공했다"고 비판하며, 의혹 제기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16일 방송된 `PD수첩`은 피해자라는 D의 눈물 흘리는 모습으로 자칫 국민들에게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송국에 제공했으나 대부분 방송되지 않았다며 D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했다.
앞서 지난 24일 C씨와 D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이에 기성용은 27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재차 결백을 주장하고, C씨와 D씨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기성용 측 송 변호사는 C씨와 D씨 측이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성용이 성폭력을 가했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조속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C씨와 D씨 측은 기성용이 소송을 걸어오면 이를 법정에서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송 변호사가 공개한 파일에는 사건 폭로가 이뤄진 24일 D씨와 기성용의 후배인 E씨가 통화한 내용의 일부가 담겼다. D씨는 기성용의 회유와 협박이 없었다거나 박 변호사가 확인과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임의로 폭로를 진행했다는 등 취지의 말을 한다.
C씨와 D씨 측은 이 시점에 기성용 측이 E씨 등을 통해 강하게 회유를 시도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성용 측은 회유를 한 적이 없으며, E씨는 기성용의 부탁 없이 스스로 중재에 나섰다고 반박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상대방 측이 주장하는 `확실한 증거`가 진실이라면 가장 피해를 볼 사람은 기성용 선수"라면서 "그 기성용 선수가 바로 그 증거를 공개할 것을 원하니 공개하는 데 법적인 장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확실한 증거`를 국민 앞에 공개하는 데 장애사유가 있다면 뭐든지 말해 달라"면서 "장애가 될 사유를 모두 제거해 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방 측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조치는 26일 안으로 제기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