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연임에 성공하는 보험사 CEO가 탄생하는 등 보험업계 수장들의 연임 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험사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인데 보험 소비자들을 위한 지표는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보험사 CEO들의 연임 릴레이에 우려 섞인 시선이 이어지는 이유를 정호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은 지난 5일 5연임에 성공하며 보험업계 최장수 CEO의 명맥을 이어갔습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도 3연임에 성공했고,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등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같은 연임 릴레이의 배경에는 지난해 보험사들의 운영 실적이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집콕족`이 늘자 자동차 사고는 줄었고, 주식시장 활황에 보험사 변액보증준비금의 손익도 회복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CEO들이 연임한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이전 년도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디지털 전환, 제판 분리 등 보험업계가 직면한 과제들이 많아, 이전부터 지휘봉을 잡아온 기존 CEO들의 연임에 무게가 실린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실적 등 성과 지표에만 경영평가 초점이 집중되다 보니 보험소비자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보험가입자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지 못한 건수는 이전 년도에 비해 오히려 늘었습니다.
보험사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한 민원건수 역시 일부 증가하는 등 보험소비자를 위한 지표 개선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세현 /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 : (보험은) 가입자들이 상부상조로 각출해서 공동기금으로 운영하는 것이고 처음부터 돈 내는 사람, 즉 보험계약자가 주인이거든요. 말로만 `소비자 중심`이다, `고객 중심`이다. 입으로 주장하는 것만큼 실천을 해야 하는데…]
[성태윤 /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결국 기업 경영진의 선임과 관련돼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수익이라고 할 수 있고요. 다만 최근 환경에서는 ESG 등을 비롯해서 기업의 책임 부분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직 신설과 행사 개최에 힘쓰고 있지만, 보여주기식 행보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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