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앞으로 개인의 인터넷 서핑 기록을 이용한 광고를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경제매체 CN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파벳의 자회사 구글은 내년부터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 웹사이트에서 저 사이트로 옮겨 다닐 때 이런 방문 기록을 파악하는 추적 기술을 이용하거나 이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구글의 프로덕트 매니저 데이비드 템킨은 "디지털 광고가 사생활 보호, 그리고 개인 신원이 어떻게 이용되는지에 대한 점증하는 우려에 대처하도록 진화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웹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구글은 2022년까지 가장 폭넓게 쓰이고 있는 추적 기술인 `쿠키`를 자사 웹브라우저 크롬에서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쿠키는 이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의 서버가 이용자의 컴퓨터에 저장하는 파일로, 로그인 아이디와 암호, 장바구니 내역, 해당 사이트에 대한 설정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
구글의 이번 발표는 이 쿠키를 대체할 새로운 추적 기술을 개발하거나 다른 업체가 개발한 추적 기술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구글은 대신 광고주들이 이용할 광고 구매 도구에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로 불리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도입할 계획이다.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는 익명화나 데이터 집적 같은 방법을 통해 각 개인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도 맞춤형 표적 광고를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 기술은 이용자의 기기에서 인터넷 서핑 습관을 분석한 뒤 비슷한 습관을 가진 이용자들을 한 집단으로 묶고, 광고주들이 개별 이용자가 아니라 관심사가 비슷한 이용자 집단에 맞춤형 광고를 보낼 수 있게 해준다.
구글은 다만 이번 조치가 자사의 광고 도구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용 식별자에는 해당되지 않으며 웹사이트에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WSJ은 이번 조치가 디지털 광고 업계의 격변을 재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디지털 광고 업체인 구글이 이처럼 개인화된 추적 기술의 이용을 중단하면 산업계 전체에 파급효과가 미친다는 것이다. 디지털 광고 컨설팅업체 자운스 미디어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의 52%인 2천920억달러(약 328조7천억원)를 차지했다.
개인정보 추적을 통한 맞춤형 광고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반영해 광고의 관련성과 효과를 높여주는 도구였지만 동시에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과 함께 규제 당국의 조사를 불러오는 단서가 됐다.
신문은 또 구글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가 디지털 광고 업계의 경쟁자들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디지털 광고 업체들은 구글과 애플이 사생활 보호를 핑계로 경쟁사에 해를 끼치는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