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밤 11시 8분께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뒤 "조선인이 후쿠시마(福島) 우물에 독을 타고 있는 것을 봤다!"라는 글이 트위터에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간토(關東)대지진의 혼란 속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돌아 조선인 수천 명이 자경단 등에 의해 학살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트윗이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상기시키는 트윗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재일 한국인 분들로서는 참을 수 없는 간토대지진을 떠올리게 하는 최저·최악의 차별 선동"이라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도 "코로나의 만연으로 아시아계에 대한 헤이트 크라임(Hate Crime·증오 범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목숨을 잃는 사람도 많다"며 "그제 지진에 편승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식의 트윗을 하는 사람. 부끄러운 줄 알아라. 당신도 한 발 국외로 나가면 증오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쇄도하는 가운데 문제의 트윗을 올린 트위터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2016년 구마모토(熊本) 지진 때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퍼트렸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에서 퍼져 재일 한국인들에게 상처를 준 바 있다.
이를 놓고 단순한 장난이지 차별 선동은 아니라는 주장하는 네티즌도 있다.
이 네티즌은 "이 농담이 악취미이고 재미없다는 것은 알겠지만, `차별 선동`이라는 식으로 논의할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음모로 취급하며, 당시 일본인 여성이 이민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이도 있었다.
2017년 중의원 선거에 `희망의 당` 후보로 입후보한 경력이 있는 하시모토 고토에(橋本琴繪)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간토대지진 후 조선인이 학살됐다는 음모론을 펴는 사람이 있다"면서 "대지진 후 일본 여성을 강간한 이민족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