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8일 한국경제TV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애플사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 개발과 관련된 제안을 받아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단독 보도한 바 있는데요.
이후 국내외 주요 언론 매체들이 추가 보도에 나섰고, 일부 매체들은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을 전후해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블룹버그 등 일부 외신들이 양사간 협상이 점정 중단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보내기 시작했고, 현대차그룹은 오늘 협상 중단을 시인하는 내용의 공시를 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인지 배성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일제히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공시를 냈습니다.
지난달 한국경제TV 보도가 나간 직후 내놓은 공시 내용보다 훨씬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겁니다.
최근 주요 외신들은 현대차그룹과 애플 양사간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CNBC는 "애플과 현대차그룹이 곧 계약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타전했고,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애플차 생산이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을 전후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급기야 양측이 합의점을 찾는 데 끝내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현대차그룹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공시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양사의 협의가) 끝난 건 아니고, 현재 진행 중인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면서 샅바싸움을 좀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게 아닌가. 이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애플과의 협력이 성사되면 좋은 일이지만 안 되도 당장 아쉬울 게 없는 상황입니다.
애플 역시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와 협력을 희망하는 여러 고객사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겁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공시 내용상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시에서 애플과의 협의 대상을 `자율주행차`에 한정했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문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추후 자율주행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애플이 비밀 유지 협약 위반을 이유로 현대차그룹을 압박했을 가능성과
전기차 사업 추진과 관련해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았을 가능성 등을 이번 협상 중단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늘 공시와 관련된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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